그렇게 그 언니는 어른이 되었다.

나도 그 언니가 되고싶다.

by 쏜맹

오랜만에 동네 지인을 만나 차를 마셨다.

이사오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인데, 지인이 먼저 이사를 해서 멀어졌다가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가끔 보는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도 나이가 같고, 비슷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어서 만나고 나면 힘이 되곤 한다. 에너지를 많이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최근에 했던 일이랑 연관된 일을 그 사람도 하고 있어서 대화거리도 충분하다.


예전엔 그저 2살 많은 언니느낌이었는데, 근 3-4년 만에 그 언니는 어른이 되었다.

닮고 싶은 사람이다. 말투와 행동들이 배려로 가득한 사람... 그 언니를 만나면 평소의 나보다 더 징징거리고 투덜거린다. 힘든 일을 마구 털어놓는다. 주는 정보는 없이 마구 받아만 온다. 그러고 집으로 돌아오면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오늘도 헤어지면서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들었다. 그 언니에게 나만 에너지를 얻어온 거 같아서..


예전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어서 내가 리드해야 하는 느낌이었는데...

운동을 시작했고 그걸 꾸준히 하는 그 언니가 참 멋지다. 본인의 직업을 몇 년째 꾸준히 하고 있는 것도 멋지고.. 나와 남편보다 먼저 부동산 공부를 시작해 자리를 잡은 그 모습도 참 멋지다. 나를 볼때마다 "너는 이런이런걸 잘하잖아. 너는 재주가 많은 사람이잖아" 라고 이야기 해주는 그 모습도 참 본받고싶다.


배우고 싶은 점이 참으로 많은 사람이다.


주변에 닮고 싶은 사람이 있는 건 좋은 일이다. 그 언니를 만나고 돌아오면 계단 타기를 한 번 더하고 책을 한 장 더 읽고 자리에 앉아 공부를 몇 분은 더 한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려다가도 마음을 조금 가라앉혀본다.


덕분에 나도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밝은 에너지, 긍정적인 에너지, 뭔가 하고 싶다 느낄 수 있게 응원의 에너지를 가득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 워낙 우울 에너지가 나의 몸을 지배하고 있어서 당장은 힘들겠지만 천천히 좋은 에너지들로 다시 나를 채우고 싶어 작은것부터 시도하고있다.


좋은 에너지들로 나를 채우기 위해 나는 최근 설거지를 미루지 않고 있다. 또 거실 테이블을 밤에 항상 정리해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정돈해 둔다. 지난 금요일에는 거실 책장에 있는 모든 책들을 정리했다. 다음날 몸살이 오고 그다음 날은 허리가 많이 아팠지만 거실이 깨끗해진 만큼 내 마음에 자리가 생겨난듯하다. 이론으로 알고 있는 것을 실제로 진행했을 때 그것이 진실에 가까울 때 만족스럽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는 주변 정리부터 하라던 책들은 결국 옳았다.


여전히 못난 내가 불쑥불쑥 올라와서 힘들게 하지만 깨끗하게 비어있는 거실의 한 모퉁이를 바라보면 예전보단 빨리 감정이 사그라든다. 가난한 나의 마음과 영혼을 바라보기는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덜 가난하게 만들어보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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