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자유가 좋다지만..

자유를 자유롭게 쓸 자격

by 쏜맹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의도치 않게 응원을 하고 위로를 하는 날이 있다.


결혼 전 다녔던 첫 번째 직장, 아이가 생겨 그만두게 되었던 두 번째 직장, 그리고 오늘 세 번째 직장을 그만둔 날이다. 마지막 출근을 하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육을 듣고 인사를 나누고 회사를 나왔다. 마냥 신날것만 같은 일이었는데 다시 전업주부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사실 마음이 벌써부터 불안하다.


그 불안 가득한 마음을 안고 차를 탔는데 차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 세상 위에 내가 있고

나를 사랑해 주는 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 (가고 싶어)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우우우)

그건 연습일 뿐야

넘어지진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


마치 멀리서 나를 바라보던 신이 "그래 괜찮아 너 할 수 있어. 너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잖아 너는 문제없어"라고 응원을 보내주는 거 같은 느낌.. (대문자 F..)


굉장히 옛날 노랜데 나는 왜 이 노래를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자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다. 용기를 얻었다. 막연했던 퇴사가 내가 원하는 길을 가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둬야겠다 마음먹었을 땐 그만 둘 이유만 떠올랐는데 막상 퇴사가 가까워졌을 땐 그 이유들은 더 이상 이유가 되지 못한 상태였다. 버티는 게 이기는 거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결국은 그만뒀다. 사실 그 끝이 마냥 기쁨이냐 물으면 그렇지도 않다. 좋은 선생님들과 나의 좋았던 학생들까지 사실 마음이 많이 슬프다. 그러나 배우러 가겠다던 나의 마음은 어느 날부터인가 왜 이 돈을 받고 내가 일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했고, 특정 인물의 가스라이팅은 끝내 내 마음을 다치게 했다.


몸만 바쁜 건 괜찮았는데 내 마음이 다치는 건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기엔 선을 넘었다. 나는 절이 싫어서 떠나버렸다. 심지어 절도 아닌 절에 있는 한 스님으로 인해... 이제는 이것마저 핑계인듯하지만..


흘려보낼 인연은 흘려보내고 받아들일 인연은 받아들이면 되는 건데 나이 40인 나는 아직도 그게 참 어렵다.


여전히 약간의 후회가 남은 퇴사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니 나는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정말 무엇이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남은 인생을 위해 나는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지..


회사를 다닐 때는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다시 자유가 주어졌다. 자유를 자유로 받아들이며 즐겁게 보낼 줄 알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


자유 자유 자유.. 그 자유 어떻게 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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