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나 사이

by 쏜맹

아이들이 커간다.


어제와 다른 목소리와 말에서 아이들이 커감을 느낀다. 또 억양에서도 느낀다.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엄마"라고 부르던 아이들은 "엄! 마!"라며 악센트를 강하게 주고 나를 부른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서.. 이놈의 자식들..


"싫어"

"내가 왜?"

"내가 알아서 할게"

"알겠다고!"


날이 가득 서있다. 이놈의 자식들..


그동안 그래도 내가 아이들과 사이는 좋다가 기본값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곧 놓칠 것 같다. 그 와중에 우리 사이에 공부라는 녀석이 자꾸 들어온다. 그 노무 공부공부.. (얘기를 해주면서도 나도 지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간만 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나만의 가식일까 요즘은 생각이 많다.


아이가 태어나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던 나의 소원은 아이가 커갈수록 하나씩 늘어나서 지금은 그 소원이 100개쯤 되는 거 같다. 나의 자랑도 아니고 나의 명품백이 되려고 자라는 게 아니라는 걸 늘 인지하고 있음에도 나도 모르게 또 무엇인가 기대하고 있나 보다. 내려놓자.


오늘 아침에 아이가 한심해 보였던 그 장면도 누군가 본다면 마냥 귀엽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집 아이들은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봐지는데 이상하게 우리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깐깐한 엄마가 된다. 못났다 못났어..


여유가 넘치는 어른이 되고 싶은데,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다.


우리 아들은 남자아이 치고 감성적이라서 내 기분을 잘 알아줄 때가 많다. 또 첫째답게 엄마를 힘들게 하는 일을 하는 둘째를 보면 따끔하게 혼도 낼 줄 안다. 본인 스스로 분량을 정해서 꾸준히 공부한다. (분량이 너무 적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애교도 많아서 보고 있음 웃음이 난다.


우리 집 딸은 학교에서 별명이 상여자다.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꼭 해내고 만다. 학교 선생님이 적어주는 학생생활기록부에도 칭찬일색이다. 본인이 해야 할 공부 분량이 있지만 그걸 어떻게든 매일매일 줄여보려는 그 노력이 귀엽다.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고, 리더의 기질이 보인다.


어쨌든 나의 두 아들 딸은 참 귀엽다. 이 시절이 오래가지 못할 거라 생각하면 더 잘해주고 더 많이 사랑해야지.. 하면서도 잘 안 되는 날들이 많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잘해줘야지.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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