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김순호 글

외계인들의 세상

느낌

by 김순호




외계인들의 세상 / 김순호




길을걸어도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없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은 넘쳐나는데 모두가 외계인 같아 낯설고 모두가 냉소적이라 무섭다

나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모습만 같을 뿐 한마디 말도 붙일 수 없게 모두가 손

바닥에 놓인 스마프폰만 바라보고 걷는 사람들이 사납게 느껴진다 하나같이 네가 알아서 피해

가라는 듯 누구 하나 비켜서지도 않고 그대로 돌진해 오니 부딪치지 않으려면 알아서 다녀

한다. 어떨 땐 다가오는 사람이 AI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카페에서도 마주 앉은 친구나 연인들이 각자 스마트폰만 갖고 노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몸만

가까이 있을 뿐 서로 눈빛을 주고받을 여유도 없이 있다가 때가 되면 헤어지는 게 이미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하늘도 땅도 보지 않고 오로지 휴대폰만 보고 걷는 모습은 흡사 몽유병자들

이 점령한 거리처럼 으스스하기까지 하다.


난 주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고맙게도 집에서 버스승강장과 지하철 역이 동시에 가까이 있어

선택에 어려움은 없는데, 버스는 길에 서서 기다리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급정차할 때면 몸을 지

탱화는 게 부담스러워 막히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지하철을 이동수단으로 하고 있다.


지상보다 지하의 모습은 훨씬 더 어두운 모습이 많다 그중에는 무임승차를 할 수 있어 걸어 다

닐 힘이 있는 노인들이 많은 것도 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

는 건 지상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한 줄 좌석 7개 중에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 사람은 어쩌다 한

명 정도나 될까 말 까다.


모두 아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인터넷 선진국이다 오래전에 봤던 기사내용

을 기억나는 대로 옮겨보면, 앞으로 알라딘 램프처럼 주인이 심심하다 하면 네 주인님하고 노래

도 불러주고 게임도 해주며 놀아주고 피곤하다 하면 주인님 한 시간만 주무세요 하면서 스스로

꺼져 줄 테니 점점 사람과는 할 말이 없어질 거라는 기사였는데, 그와 똑같지는 않아도 현실은 이

미 기사의 예언 대로 어느 유튜브에 선 '구글'이 불을 꺼주고 음악을 틀어주고 하는 걸 봤다.


자기중심적이 되다 보니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예를 들어 휴일엔 등산객들이

한꺼번에 지하철 한 칸을 차지해 버리는 일이 있는데 문제는 어김없이 술과 땀냄새를 풍기며 용감

게 떠든다는 거다. 혼자 있을 땐 얌전하다가도 숫자가 많아지면 없던 용기도 생기는 게 대중 심리

지만 등산복만 입으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거기에 통

화까지 스피커폰으로 하는 배짱이라니, 쳐다봐도 눈치를 못 채는 건지 멎적어하지도 않는다. 지하

철은 작은 행동이라도 많은 사람의 시선이 한꺼번에 집중될 수 있는데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작은

공간에서 보다 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에 더 많은 쓰레기를 가책 없이 버리듯


지하철 환승역은 늘 바쁘게 종종거리며 뛰는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출근길 젊은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자신의 힘은 하나도 들이지 않고 타고만 있으면 수직상승해 목적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같은 선택된 인생은 아닐지라도, 또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위로위로 올라갈 수 있는 에

스컬레이터 같은 상승의 횡재는 아니더라도, 아무런 배경 없이 평생 혼자 힘으로 숨차게 뛰어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각자 배정된 행운이 있어 무빙워크를 타고 목적지 가까이 쉬어갈 수 있다면

고달픈 삶도 참 견딜만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와는 반대지만 마이클잭슨은 뒤로 가는 문워크 춤으로 일약 세기의 스타가 됐다. 혹시 잭슨

이 무빙워크에서 힌트를 얻은 건 아니었을까? 문득 전설이 된 그의 멋진 문워크 (Moon wark )가 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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