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의 생산자로서 영어 사용을 즐겨라
❚영어라고 다 같은 영어가 아니다.
What kind of English do we have to learn? Should it be survival English/ business English/ academic English?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구체적으로 그린 사람은 영어 공부도 훨씬 더 즐겁게 할 수 있다.
영어는 영미권 사람들이 공용으로 쓰는 언어이다. 하지만 영어라고 다 같은 영어가 아니다.
영어의 길은 크게 일상 생활영어, 비즈니스 영어, 아카데믹 영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하고 온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에 아주 어눌한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들은 학문적 영역의 영어에 발달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일상 생활영어에는 상당히 어눌할 수 있다. 그들은 현지인들과의 캐주얼한 대화 나누기가 논문 내용 발표하기 보다 더 힘들어 할 지도 모른다. 반대로 원어민들과 즐겁게 프리 토킹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반드시 학술영어를 잘 한다고 할 수 없다. 영어는 그렇게 쓰이는 상황이나 장소에 따라 함양해야할 스킬들이 따로 있다.
각 종류별 영어의 특징과 공부 방법은 다음과 같이 추천한다.
❋일상생활 영어(Survival English)
여행이나 영어권 나라에서 일상생활을 하기 위한 영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잘 하려면 일단 많은 원어민들의 표현법이나 생활영어 표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문화적인 이해를 하기 위해 직,간접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그 옛날 EBS 초급, 중급 영어회화 프로그램이나 모닝 스페셜과 같은 것은 이런 용도의 영어를 익히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교포들이나 현지원어민들의 강의는 이 부분에 상당히 최적화 되어 있다. ‘흔히 000 표현을 영어로 어떻게 할까요?’식의 강의는 생활영어를 늘리는 데 필요한 부분들이다.
공부 방법:
이 부분을 늘리기 위해서는 통문장의 표현을 많이 숙달시키고 원어민들과 화상영어를 통해 자주 사용해야한다. 아울러, 영어권 나라에 여행이나 단기간 머물면서라도 현장 문화 체험을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미문화에서는 small talk이 참 중요하다. 비즈니스 상황이든 아카데믹 상황이든 뭐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들은 아주 케주얼한 스몰 토크에서부터 시작한다. small talk이 있어야 big talk도 가능하다. 인화를 형성하는 것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와인한잔을 들고 주저리 주저리 소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뭐라도 할 수 있다. 그게 학계든 회사생활이든. 그러니 일상생활 영어는 아주 기본 중에 기본이니 반드시 익혀둘 필요는 있다.
❋비지니스 영어 (Business English)
TOEIC이 가장 대표적인 비즈니스 영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비즈니스 상황에 펼쳐지는 대화나 글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 있게 자신의 요지를 영어로 설명하고 정중하게 이메일 등을 쓸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발음과 억양이 원어민 귀에 이해가 될 정도로는 향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대한 그들의 발음, 억양, 소리의 크기, 말하는 태도 등을 본받으려고 애써야 한다.
공부 방법:
Shadowing기법을 통해 은연중에 그것을 익힐 수 있다. 그리고 들은 대화를 자신의 말로 다시 또렷하게 말해보는 연습이 중요하다. 당시에 나는 영어 공부는 학교 도서관이 아니라 내 방에서 혼자 한 기억이 난다. 이 두 가지를 마음 편히 하기 위해서는 내 방 만큼 최적화된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초콜릿을 옆에 두고 당이 딸리면 먹어가면서 열심히 또렷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끊임없이 했던 기억이 난다.
❋아카데믹 영어 (Academic English)
추상적인 개념이나 이론에 대한 글을 읽거나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고급 영어 어휘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추상적인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기 위해 접속사나 분사구문과 같은 고도의 압축된 고급 문장을 영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생활영어나 비즈니스 영어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외국 유학생들 뿐 아니라 영어 원어민들에게도 이러한 능력은 오랜 세월의 훈련과 연습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미국 현지 학생들도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Writing Center에서 쓰기 훈련을 많이 받는다.
공부 방법: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는다. 전공분야의 원서 글을 많이 읽고 그것을 영어로 요약하고 정리하는 글을 많이 써야 한다. 이미 이 분야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어진 과제의 대부분이 그런 성격일 테니 열심히 하길 응원한다.
특히 전공 분야의 글을 읽을 때 유의할 점은 자주 쓰이는 문장 패턴에 별도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문장에 하이라이트를 하고 복사 붙이기를 해서 자신만의 파일로 만들기를 추천한다. 그들이 자주 쓰는 문장 구조, 단어, 표현들은 주제가 달라도 매번 등장한다. 이런 것에 대한 눈이 있어야 발전이 있다.
읽은 글을 영어로 요약해서 글을 쓸 때 유의할 점은 자신에게 부족한 표현에 대해 의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반드시 영영사전이나 구글 사전을 활용해서 원어민들의 표현으로 바꾸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의식을 하게 만들기(Consciousness Raising)는 외국어 학습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저 남이 가르쳐주는 표현만을 수동적으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내가 알지 못 하고 있는 표현이 무엇인지, 상대가 한 표현이나 글에서 본 표현 중에 나중에 써먹으면 좋을 것 같은 표현에 대한 의식을 키우는 것은 고급수준의 학습자들에게 장착되는 아주 중요한 외국어 학습능력이다.
❚폭넓은 영어 공부는 언제든 필요하다.
Do we have to focus on one type of English at a time?
No!! We need to learn all of them at any phase of our life.
애초에 영어공부를 시작할 당시 나에게는 장기적인 로드맵에 대해 안내를 해준 사람이 없었다. 그때그때 그저 앞만 보며 달린 경주마 같았다. 빅 픽쳐 없이 닥치는 상황마다 나에게 요구되는 스킬을 향상시키기 위해 달렸다. 매 구간 마다 나는 영어 편식 쟁이었다. 아주 근시안적인 매일의 영어 학습 루틴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것도 각 구간마다 나의 영어는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영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목적이 좀 더 분명했더라면 구간별 편식쟁이가 아니라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영어쟁이가 되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다행인건 그 구간별 쌓아놓은 나의 영어 스킬이 큰 바탕이 되어 미국 유학 생활동안 무사히 현지 적응을 하고 아이들 교육과 나의 학위 공부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대학생 시절에 올인하던 생활영어 덕분에 현지 친구들과 많은 교류를 하고 친구와 하는 스몰 토크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 때 미친 듯이 shadowing을 하고 자신 있게 말하는 비즈니스 영어를 공부한 덕분에 미국 대학교내 영어강사로 그리고 한국어 강사로 현지에서 직업인으로 일 할 수 있었다. 끝으로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부지런히 달릴 줄 아는 열정 덕분에 아카데믹영어가 요구되는 미국 유학시절동안 또 열심히 스스로를 훈련시킬 수 있었다.
결국 배워서 남 주는 일이 없으니 지금까지 영어 공부에 대해 목적 없이 공부했던 사람들이라도 크게 좌절할 일은 아니다. 다만 스스로의 영어 공부 목적을 분명히 하면 더 즐겁고 효과적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영어를 폭넓게 공부하며 평생의 좋은 친구로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