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1-5

반지하의 우편[중]

by 연연

그녀는 말없이 손을 뻗었다.
가늘고 힘없는 손끝. 신입은 그 손을 바라보다가 잠시 멈춰 섰다.
닿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그 거리의 온도를 느끼려는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마치 닿을 수 없는 거리를 확인하듯, 그의 마음속 긴장과 간절함이 교차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숨죽이듯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저기... 밥 한번 같이 먹어줄래요?”

그녀의 눈이 순간 크게 떴다.
믿기 힘들다는 듯한 표정.
하지만 곧 눈빛을 가라앉히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일… 11시 30분. 삼라빌딩 앞으로 나와주세요. 우편물도 그때 드릴게요.”

그 말에는 알 수 없는 단호함이 배어 있었다.
거절도, 수락도 아닌 어딘가의 모호한 경계.
그녀의 목소리는 그 선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었다.

“…네.”

신입은 짧게 대답했다.
그녀의 시선은 끝내 우편물에만 머물렀다.
그 짧은 순간에도 신입의 마음은 묘하게 요동쳤다.

문이 닫히고, 그녀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남겨진 공기에는 비와 먼지, 그리고 오래된 정적이 뒤섞여 있었다.

신입은 홀로 남아 손에 쥔 독촉장을 내려다보았다.
붉게 찍힌 숫자들이 마음속을 무겁게 눌렀다.
그 숫자들은 무표정했고,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이걸... 그냥 둘 수는 없잖아.’

그는 결심을 굳혔다.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조심스레 보험 앱을 열었다.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고, 계좌번호를 확인하고, 손끝으로 숫자를 눌렀다.

잠시 후, 화면에 떠오른 글자.
[송금 완료]

신입은 아주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오직 그녀를 위한 행동이었다.
비록 그녀는 알지 못하겠지만, 그 마음 한편에는 묘한 위로가 스며들었다.

복도를 걸어 나오며 그는 입술 사이로 낮게 흘려보냈다.
“… 너무 보고 싶었어.”

로비에서는 경비원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어서 와. 오늘 정말 퍼붓네.”

신입의 손에 쥔 우편물을 보고, 경비원이 물었다.
“전해준다고 하지 않았나?”

신입은 잠시 머뭇거리며 낮게 대답했다.
“... 사정이 생겨서요.”

경비원은 더 묻지 않았다.
그저 연기를 천천히 내뿜으며 말했다.
“가끔... 그런 날도 있지.”

라디에이터에서 따뜻한 바람이 흘러나왔다.
신입은 빗물로 얼룩진 유리문을 바라보았다.
밖은 여전히 어두웠고, 간간이 번개가 건물 외벽을 스쳤다.

그 어둠 속 어딘가에,
그녀가 여전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묘하게 마음을 짓눌렀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다시 그곳으로 걸어 나갔다.


*직접 쓴 소설입니다. 부족한 만큼 너그럽게 봐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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