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되어 떠난 아이

바리 이야기

by 이동글

얼어붙은 세상에 서서

마음이 동상을 입은 듯 얼얼하기만


눈물도 얼어붙고

한숨도 얼어붙고

나도 그 자리에 얼어붙어

시간과 공간이 다 멈춰버리고


세상 어디 한 구석퉁이마저 허락되지 않아

싸늘하게 식은 너의 작은 몸뚱이


핫팩과 얼지 않게 준비한 물

삶아 따뜻한 닭가슴살

가슴과 함께 툭 떨어지고

내가 못나 널 품지 못해

추위에

자책이 얼음이 되어 박히고


밤새 하늘이 추울까 덮어준

눈 이불이 더 시리고

서럽다


뒤돌아보지 말고 잘 가

다시는 이 땅에

그 무엇으로도 태어나지 말거라


예쁜 별이 되었다고 위로하지 못하는

추운 겨울에 눈이 되어 떠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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