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의 새로운 연애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끌리지 않는다

by Sean

전 남자 친구는 Y와 현 남자 친구인 M은 완벽하게 다르다. 이렇게 말하는 게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예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말 그대로 완벽하게 다르다.


전 남자 친구와 현 남자 친구는 하나부터 열까지 비슷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 MBTI 조차 Y는 ISTP, 그리고 M은 나와 같은 ENFJ로 맞는 게 하나도 없다. 사람은 정말 자기와 반대되는 사람과 끌리는 게 맞을까?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느끼는 거지만 사람은 자신과 다른 사람과 끌린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처음에는 그 다른 부분에 끌려서 사랑하지만, 나중에는 그 다른 부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아프기 마련이다. 특히 사고형인 사람이 감정형인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것은 훨씬 더 쉽다. 나 또한 Y에게서 여럿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에게 단련되었는지 조금 더 사고형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이건 고맙게 생각한다. 살아가는 데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덜 할 수 있게 되었다).


Y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우리 집에 와도 하루 이상을 넘긴 적이 없었고, 말수가 적었으며 고양이를 좋아했다. 그리고 그는 운전을 사랑한다.

M은 사람들을 잘 챙긴다. 배려심이 넘치고 무신론자이다. 감정적인 사람이고 우리 집에 오면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말이 무지 많다. 또 강아지를 좋아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운전을 매우 싫어한다!


나는 M과 조금 더 비슷한 가치관을 가졌다.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하다. 오해가 생기면 무조건 대화로 풀어야 하고,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M을 보면 예전의 나를 보는 듯하다. 나보다 타인이 더 중요하고, 나보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더 중요했던, 그때의 나를 보는듯하다. 그래서 조금 더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기적이어도 될 부분은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


엠비티아이까지 똑같은 우리는 농담을 주고받는 코드도 비슷하다.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중얼거려도 끈기 있게 기다려준다. 우리 집에 오면 나의 방식을 따른다. 이불을 정리하는 방법, 설거지를 하는 방법, 그리고 약간의 OCD(강박장애)가 있는 나를 위해 청소를 한다. Y와는 딴판이다. 설거지를 해도 내가 원하는 방법이 아닌 어떻게든 끝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결과를 중요시 여겼던 그와는 달리, 내가 하는 방법도 배워보고 싶다며 나를 배려해 준다.


Y를 비난하거나 깎아내리는 건 아니다. 다만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니 조금 더 편안하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과학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반대되는 사람을 처음 만나면 당연히 처음엔 신선하고 기분 좋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랑이라는 콩깍지가 벗겨지면, 매력을 느끼던 바로 그 부분에 신물을 느낀다.


세상에는 자신과 완벽하게 반대되는 사람과 사는 사람은 없다.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면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있을터. 살면서 맞춰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비슷한 팔레트를 가졌기 때문에 맞춰지는 거다. Y와 나도 처음에는 맞춰가고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삶에 대한 전반적인 가치와 태도가 달랐다. 나는 조금 더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반면, 그는 나보다 즉흥적이고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게끔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다. 이런 삶에 대한 태도나 가치관이 완전히 반대인 사람과는 살아갈 수 없다.


이별 후 3개월 만에 다른 연애를 시작하는 나 자신이 낯설지만, M과의 연애는 순조롭다. 다정하고 나를 위해 배려하고 있다. 나 또한 그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영어를 더 배워야겠다는 동기를 가지게 된다.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고, 나는 이런 배움을 가질 수 있는 관계를 사랑한다.


사람은 절대로 자신과 완벽하게 다른 사람과 사랑할 수 없다. 다르다고 생각해도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찾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낯선 사람과도 공통점을 찾으면 쉽게 친해지는 것처럼.


IMG_2841.JPG 그와 마지막 날 푼타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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