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터뷰가 5차까지 있다고요?

내가 가고 싶은 회사는 온 우주가 방해한다

by Sean

처음 연락하는 것부터 쉽지가 않았던 새로운 회사와의 대화. Unknown Caller로 전화가 왔길래 스팸인 줄 알고 받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음성 메일을 남겼고, 지원한 회사가 너무 많았던 나는 감으로 때려 맞췄다. 그리고 그녀는 이메일로 연락을 달라고 자신의 이메일을 알려줬지만, 스펠링을 불러주지 않았다. 하.. 리쿠르터의 기본 중의 기본일 텐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시간 30분 동안 그녀의 이메일을 찾기 위해 10번은 넘게 음성 메일을 들었다. 10번을 듣고 링크드인에서도 그녀를 찾아내고 겨우 이메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다음 날 우리는 '가벼운' 폰 스크리닝을 하게 되었다.


그녀에게 연락을 받고 난 후에는 그 포지션의 설명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7년 이상의 디자이너를 찾고 있었다. 근데 1년을 겨우 채운 나에게 연락을 준다고? 포트폴리오를 함께 제출해서 그런지 응답률이 높아지는 것 같네,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가벼운' 폰 스크리닝은 30분이 넘어갔고, '프로페셔널'하다는 그녀는 하품을 참는 모습을 2번이나 보여줬다. 왜 이 일이 하고 싶은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의 가치는 무엇인지, 나에 대한 소개, 왜 여성복을 하고 싶은지 등 끝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리고 자신의 질문은 끝났으니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는 그녀에게 '이 인터뷰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총 5차까지 있다고 말했다. 청천벽력. 3차까지도 충분히 힘들었는데 여기는 5차?


그녀는 1차로는 폰 스크리닝, 2차로는 부서 담당 디자이너와 대면 면접, 3차로는 실무에 관한 면접, 4차로는 테스크 면접 그리고 마지막 5차는 CEO 면접까지 있다고 자세히 설명해 줬다. 설명을 듣는 내내 아찔했다. 나는 3차도 너무 진이 빠지고 기다리느라 지쳤는데, 이번에는 5차라니.. 그리고 2-3주 안에 모든 프로세스를 끝낼 거라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이미 일주일 지남).


알고 보니 오피스 위치도 우리 집과 매우 가까웠고 연봉도 받던 것보다 훨씬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베네핏도 훌륭했고, 회사 내의 문화 다양성도 좋았다. 주 5일 내내 오피스에 출근하는 건 나에게 일도 아니었지만, 넘어야 할 과정이 5번이나 있다고 생각하니 그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이 느꼈다. 하긴, 7년 차 이상 디자이너를 뽑는데 내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게 욕심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정리해고 소식을 듣고 마지막 근무일로부터 두 달이 지난 지금, 더 이상의 조바심은 나지 않는다. 내가 노력하는 이상 언제까지고 백수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느껴진다. 연말인데도 나에게 연락을 주는 회사들 덕분에 연말이 쓸쓸하지만은 않은 듯?


keyword
이전 09화스팸 메일함으로 빠진 나의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