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도 월급이 있어야 부업

월급이 주는 안정감을 잃은 사람의 불안함

by Sean

부업의 뜻을 찾아보면 이렇다. '본업 외에 여가를 이용하여 갖는 직업'.


나는 언제나 부업을 하고 싶었고, 월급 이외의 수익으로 남들이 늘 꿈꾸는 '월 천'을 꿈꾸는 사람 중 하나다. 위탁 판매도 해보고, 인스타 툰도 그려보고, 블로그도 시작했다. 블로그 수익으로 10~20만 원을 벌 때는 월급이 있었기에 기분도 좋고 조금만 더 해보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월급이 없는 지금은 10~20만 원을 버는 게 기쁘지 않다. 월급이 있어야 부업이 기뻐진다는 사실을 실직하고야 깨달았다.


부업으로 찐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고 하는 말이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겠다. 부업을 하더라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를 찍은 사람은 그 부업을 본업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월급이 주는 안정감을 잃었기에 무엇이든 해보려고 '부업하고 싶어' '로고 디자인을 할까 봐' '블로그를 제대로 키워볼까 봐' 등의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점점 깨닫는다. 나는 그냥 백수고, 부업도 월급이 있어야 '부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나는 실직을 했기 때문에, 직장이 없기 때문에 내가 하는 것들은 그냥 '시도' 정도다. 그 어느 것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불안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하려고 하는 내가 짠하다. 가만히 있으면 삶이 한심하다고 생각해서 지키지도 못할 목표들과 체크리스트를 쌓아두고 지키지 않으면 자학하는 내가 이젠 불쌍할 지경이다. 여유가 주어져도 그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강박과 '효율'을 중요하게 여겨서 뭐든지 하려고 하는 게 싫다. 직업은 언젠가 찾겠지만, 나는 이 소중한 시간을 잘 쓰고 싶다. 어느 순간 '쉼'이 무엇인지 모른 채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게으르게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마음만 크고 욕심만 큰 내 모습이 싫다. 무엇 하나 진득하게 하는 것 없이 결과만 조급하게 바라고 있는 게 바보 같다.


아, 이렇게 자조적인 이야기를 쓰고 나니까 한결 편하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고 나의 위치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오늘 이후로 이제 자조적인 거 그만하고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열심히 해보는 거야. 열심히 하기 싫은 날은 아무것도 안 하면 되고!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것보다 그 과정을 살아내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만은, 이런 것도 또 배워간다고 생각하면 이것 또한 소중한 시간이 되겠지.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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