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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b Jan 14. 2024

1/2 x 2 = ?

https://youtu.be/8jtKmWXdhm8?si=i2kcGC_umBX6zOFh


꿈을 꾸다 깬 듯, 그리고 불빛 하나를 목격한 듯 눈을 뜬다. 그러고 난 뒤에 그건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기억 저장은 기억 발생보다 늦기에 반드시 그 불의 모양 형상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득 그런 떠올림이 폭발처럼 일어났기에. 그동안 쌓여온 생각들이 엮이고 묶여 하나의 폭발을 이루어낸 듯 나는 직감했다. 점점 그런 생각의 끝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라디오 평양 방송을 중단시키고 대남교류 단체의 창구 문을 닫았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가 결국 자신의 할아버지처럼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추측도 일어난다. 나는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다. 영원히 통일을 이룰 마음이 없다는 것을, 그건 그들은 우리를 침략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이어진다. 마치 계속 전쟁 운운하며 싸우는 연기를 하자는 것처럼.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받아 세종시를 국가 수도로 지정하는 일에 포부가 있다. 세종시를 대한민국 수도로 지정했을 때 생기는 문제  중 하나는 생각보다 빠른 시일 안에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이다. 그러면 국가 중심을 다시 어디에 둬야 하나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평양일까 서울일까, 이젠 그런 고민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서울은 이 나라의 심장이지만 남쪽 바다와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먼 지점이기도 하다. 이 나라는 비행기를 타고 다니기에 땅 덩어리가 그리 크지 않은 나라다. 기차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세 시간이면 가니 심각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가 비대해지는 중에 지방 도시들의 성장은 지연되고 지체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으며 진보하는 점들 또한 있어 보인다. 그것에 속도를 내고 힘을 붙이기 위해서는 이제 대한민국 수도 이전 문제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딸 주애를 팔에 끼고 나타나는 등 전에 없던 북한 정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내 눈에는 마치 United States를 흉내 내려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적의 모습을 따라 하는 듯했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부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친 적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모든 것이 들어맞는다. 다만 모든 정보의 퍼즐은 한 번 엎고 두 번 엎고 여러 번 엎은 뒤에 다시 맞춰보아야 한다. 그건 모험에 가까운 것일지 모르지만 나는 그들이 통일할 생각이 없다는 뜻에 높은 확률을 두며 이걸 완성시키려 한다. 나 또한 그러니. 나는 더 이상 그들과 하나 되는 꿈을 꾸지 않고 있었으니.

어릴 때부터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불렀고 그 꿈을 이루려 했다. 또한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한 공포 두려움을 안기도 했다. 그리고 더 이상은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 절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지금 시대의 어린아이들은 과연 전쟁에 대한 걱정 고민을 얼마나 하나. 아무 생각 없으면 어떡하나 싶으면서도 여전히 방황하며 사고 치는 것을 보니 심각한 두려움이 내재해 있음을 짐작한다. 요즘 세상은 몸으로 고생하는 일이 많이 없어졌다. 고기 한 번 먹는 일도 어렵지 않아 그만큼 간절하지 않다. 그러나 인터넷 세상에는 정말로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연이은 사건 사고들에 심각함을 떠안기도 하며. 나 때는 그렇지 않았다. 이 정도로 혼란스럽지 않고 복잡하지 않았다. 내 고민은 이보다 단순하고 무거웠던 듯하다. 라떼는 그런 것이었다. 적어도 우유가 들어가면 커피는 더 무거워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더 가볍고 빠른 미사일을 쏘아 올려야 한다. 그건 그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남도 북도 모두 새로운 세대들이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나가고 있음을. 또는 그러한 시대를 암시하고 있다는 점을.

꿈과 현실을 구분 짓지 못해 맨 정신으로 몽환적인 세계 속에서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본다. 그런 나 자신을 다시 그려보면 때로 한심하다. 그래서 점차 그 모양 그 형상을 잊지 않으려 애쓰게 되었다. 우리는 더 위대한 일들을 해나가야 하니 서로에게 조금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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