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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Sep 08. 2024

그 무대에는 공포의 7공주가 있었다


돈 많은 깡패들이.

인터넷의 몇몇 매체를 통해 그들 삶을 접할 때 그들은 철저히 이 세계의 논리대로 움직인다는 걸 알아 흥미로웠다. 그들이 활동하는 지역이 곧 번화한 곳이며 주거의 가치 또한 높다. 그들은 힘에 의해 입지가 결정되며, 어릴 때는 단순히 힘을 가지려 했다 나이가 들며 점점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갖춘다. 이를테면 경영 같은 것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깡패들은 돈을 벌고 그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밑에 많은 직원 같은 직원 같지 않은 동생들을 두고 있었으며.

한 매체 게시판에 그런 글이 올라왔다. 부산의 한 폭력조직원들의 이름을 공개하며 자기 돈을 먹고 튀었다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이 일을 크게 알려 그들을 벌하게 해달라는 듯. 그런데 그는 이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자였기에 좋은 소리 듣지 못하는데. 되려 그를 조롱하는 댓글들이 달린 것을 보게 되고.

그 조직원들의 이름 중 내 사는 동네에서 자란 애들이 알 만한 이름이 튀어나와 난 놀랐던 것이다. 그게 어떤 도시여도 동네마다 유명한 녀석들이 몇 있고, 그러나 싸움으로든 기질로든 나중에는 결국 남은 자들이 몇 없었다. 아직 그 세계에 머문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한편으로 결국 유명해졌구나 싶었고. 그곳이 어떤 세계였든지 말이다.

정치인을 깡패에 비유하는 일도 있었는데. 하는 짓이 조직폭력배와 별 다를 것 없다 여길 때도 있었으니. 이 지긋지긋한 양강구도. 영화 '친구'의 대사 한 줄이 떠오를 때. 이곳에서 양아치들이 패션쇼를 하는가 하던.

그들 만의 기싸움이 벌어질 때 뒤에서는 희미하게 다른 싸움을 벌이는 자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부산은 그 영화에 힘입어 돈도 벌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미지가 고착되기도 한다. 낭만으로 그려지던 일조차 뒤떨어진 감성으로 취급되는 등. 부산이 더 클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지리적인 요인이었다. 반대로 적의 침입으로부터 아주 멀리 있어 반격이 모의되기도 했던 곳. 이 도시는 625 전쟁 때 떠밀려 와 남은 사람들이 이룬 동네가 이젠 관광지가 되기도 하는 곳이다.

그 큰 땅덩어리의 미국조차 그런 거 없는데 지리적 원인이라니. 그건 결국 핑계 또는 변명일 수밖에 없었다. 때마침 고속 열차의 이용이 일상화되며 사람들은 그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불법 도박 사이트의 운영에는 여러 지역 깡패들이 얽혀 있거나 그 일로 서로 간의 분쟁이 일어나는 듯도 했다. 이젠 전쟁 같은 건 할 수 없는 시대지만. 아직도 그들이 그런 일로 경찰에 잡혀가는 일도 있으니. 

지난 몇 년 간 난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했던 듯하다. 교통수단의 변화가 시대 변화와 맞물리듯, 이젠 해외에 한 두 번 안 가본 사람도 별로 없듯 모든 건 규칙이라도 정한 듯 움직인다. 이 세계의 논리는 여전히 단순하다. 복잡하게 뒤엉킨 생각만을 추구하는 건 아닌데 그런 아이디어가 단순한 싸움에 질린 날 구해주기도 했다. 난 잘 살고 싶었다.

내가 잘 살기 위해 난 조직의 명성과 힘을 빌려야 했다. 난 이 국가가 아니었으면 이런 이야기 이런 글조차 쓸 수 없었을 테니. 다른 나라의 언어로 다른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다른 말로는 전할 수 없는 이 감정이 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도박은 모두 같다. 카드놀이든 화투든. 난 여전히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나라 사람이지만. 

깡패들은 아마 모두 같을 것이다. 어떤 자들은 총을 들었고 그들은 칼을 든다는 것뿐. 언어로 날 공격한 자들에 되갚아주려 공습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나 또한 전쟁을 치르기도 했던. 내가 정치인이 되면 나도 유명해질 수 있을까.

난 팩트로 폭행하면 그게 여의도 깡패라도 재울 자신이 있다. 도박 또한 마찬가지다. 장난으로 한 카드놀이에서 혼자 몇 판을 다 이긴 어느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늘 두려운 건 논리 싸움이었다. 그건 언제든 뒤집힐 수 있고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모두 과정과 원리의 싸움이었다. 공부란 그렇다. 배우고자 하지 않았지만 결국 배우고야 마는 것. 

인간은 살며 생존하는 법을 터득한다. 하루하루가 그렇지 않은가. 난 앞을 볼 수 없고 지난 날의 경험들로 몸에 익은 감각으로 싸운다. 위협은 늘 등 뒤에서 오며 난 과거로 돌아가야 했다.


https://youtu.be/s3uPXokhpnA?si=TfCbp5xECOslv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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