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맛나는 회를 먹고

by 문윤범


흑점줄전갱이의 맛은 진짜 방어의 맛을 업그레이드한 듯한. 너무 기름지고, 또 과하게 기름진 맛인 것처럼. 먹어본 참치 뱃살이나 청어 같은 생선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흰살 생선 같은데 흰살 생선이 아닌 듯한. 그래서 아쉬웠다고 할까. 난 내가 클래식을 원하는지 퓨전을 원하는지 스스로도 헷갈리지만.

20대 때 내 또래 남자애 한 명이 부산대 앞에 횟집을 차렸는데 한 번쯤 가보고 싶었다. 그로부터 20년 정도가 흘렀나. 유튜브도 하는구나, 지나가다 글 적어 놓은 것을 보고는.


https://youtu.be/0u8Sagz7Skc?si=NOjzz5CaUT8apEpC


회를 좋아하면 회 치는 걸 보는 게 더 재밌겠지만 진정 날 몰입시킨 건 멧돼지 사냥하는 영상이었다. 본능일지 몰랐다. 사냥개들이 냄새를 맡고 추적해 멧돼지를 쫓는다. 저 멀리서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냥총을 들고 그 짐승을 쫓는다. 지금 내가 왜 멧돼지를 쫓고 있는 거지? 내가 궁금했던 건 그 애가 써는 회의 맛이었는데. 벤자리는 껍질을 토치로 그을려서 나오는데 기대한 것 중 하나였지만 토치 불 맛이 나서. 토치로 그을리면 토치 불 맛이 날 것을 왜 난 예측하지 못했던 거지?

도미를 초장에 찍어먹을 때 가장 맛있었다. 내 결론은 도미로... 돌돔으로.

회는 원재료 장사라고, 원물이 좋아야 한다 그리 말했던 것 같은 그 애의 말이 와닿았다. 회 치는 사람도 요리사인가? 그런 질문을 던졌을 때 난 누가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해하기도. 기본으로 깔리는 반찬들은 별 기대 안했는데 깔끔하고 괜찮았다. 어느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니 토요일엔...

어항 속 돌돔이 죽었을 때 가슴 아프다는 말이 왜 내 가슴으로 와 닿은 건지. 칼맛나는 푸짐한 횟집에서 돌돔을. 초장에 찍어 먹을래. 그리고 소주는...



부산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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