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인에게
이런 시를 쓰게 한 건 내가 아닌 너
이건 너의 시야
날짜가 없는 밤
없어도 되지만 버리지 못한 낡은 연연이자
시간이 만든 영감이고
혹은 네가 남긴 메모 같은 거야
굳어 있는 아침
말보다 선명한 건 맨얼굴일 테고
약속보다는 너의 방심이 기억나
그 찬란함을 잊지 않은 건 나보다 이 시야
네가 거울을 보던 그 자리
미안 사실 나는 보고 있었어
체스처럼 내 옆에 네가 놓이는 것
가끔은 그들도 한순간 좁혀진 거리에
설레지 않았을까
그래
이 시는 너의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