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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혜 Jun 04. 2024

눈물과 불안으로 삶은 완전히 붕괴됐다, 마침내

아무렇지 않은 척이 더 이상 되지 않는다

우울증 약 복용을 시작했음에도 증세는 나날이 심해져 갔다. 웃으며 출근했다가도 퇴근 후 현관 앞에서부터 눈물을 쏟아냈다. 침대 한 켠엔 휴지가 쌓여갔고, 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삶이 붕괴됐다는 것을.


불안과 우울은 충동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죽고싶다'는 충동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편해지고 싶다' 랄까.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만이 편안해지는 길이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지배했다. 그 충동은 나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높은 건물을 보거나 대교를 지날 때, '뛰어내리면 다 편해지겠지' 등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도 눈물을 흘렸다. 나를 사랑해주는 부모님에게 너무나 죄송해서...죄책감이 섞인 눈물이었다.


'죽음을 통해 편해지고 싶다'는 충동은 마치 토네이도 같았다. 소소한 행복과 웃음, 긍정적인 생각을 빠른 속도로 집어 삼켰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이 드는 순간까지 '어떻게 죽으면 좋을까'를 생각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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