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사랑을 꿈꾸다
- 단단한 사랑을 꿈꾸다
나사못과 일반 못의 용도는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에 고정하거나, 혹은 접속시킬 때 사용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하지만 용도면에서 유사한 두 가지의 못 사이에는 엄청난 큰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나사못은 박히는 기물의 살을 파고들어 갈 때 쿵쾅거리는 소리 없이 조용히 파고들어 간다. 일반 못은 망치가 그 머리를 쳐 주면 "나 네게로 들어가"라고 소리치듯 쿵쾅대는 발자국 소리를 낼 뿐 아니라 기물의 온몸을 흔들며, 때로는 기물의 몸을 부수기도 한다. 하지만, 나사못은 전혀 소리가 없이 들어간다. 제 몸을 온몸으로 비틀어 기물의 몸도 흔들지 않고 내밀하게 자리를 잡는다
일반 못은 장도리의 두 다리로 머리를 잡아 뽑으면 힘센 장정이라면 대번에 뽑혀 나온다.. 대개의 경우 활처럼 휜 모습이다. 하지만, 나사못은 장도리로는 뽑히지 않는다. 제 몸을 돌리기 전에는 기물에서 절대 분리되지 않는다. 뽑힌 모습도, 들어갈 때의 자태 그대로다. 제 몸을 돌려 기물로 파고드는 나사못, 그리고 한결같은 자태의 나사못
사랑도 이와 같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소란스럽거나 호들갑스럽지 않게, 상대방을 흔들기보다는 스스로를 움직여 온몸으로 상대에게 다가가서 상대의 본질을 전혀 훼손시키지 않으나 좀처럼 외력에 의해서는 좌절되거나 뽑히지 않는 사랑. 이런 사랑이라면... 설령 나사못이 빠져나간 자리에 작은 구멍이 생긴다 할지라도 한 번쯤 심장을 내어놓고 싶지는 않을런지...
나사못 같은 사랑을 심장에 박아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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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큰 나사못 하나
내 심장에 박아 놓았으면 좋겠다
장도리로도 뽑지 못하도록 꽉 물리게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잘 말린 그리움 하나
걸어두어도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