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

이상과 현실

by MDJ

현실적인 것이 끔찍하게 싫을 때가 있다. 현실은 나의 자유의지를 가둬놓은 감옥과도 같다. 또는 메마른 우물 속과도 같다. 우물 속은 깊은 바닷속과 비슷하다. 거기서는 온갖 것들이 압력에 짓눌린 것처럼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압력은 촉각을 받아들이는 말초신경의 자극으로 전환되어 온몸을 휘젓고, 감각은 우리의 이상 세계로의 출입을 방해한다. 숨 쉬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 그 의식은 제단에서의 비밀 의식처럼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개인의 세계에서만 행해진다.

그것은 모든 사고 흐름을 통제하며, 나의 자유를 통제한다. 감각을 수용하는 뉴런과 다양한 세포들로 이루어진 나의 육체라는 껍데기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론 그러한 해방은 영속적이지 않다. 하지만 무언가에 대한 열망을 제공해 준다. 그것은 우리의 인생을 꿰뚫는 무언가이다.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없다는 것은 적어도 살아있기는 하지만,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의 현실 세계는 물고기가 육지로 나가지 못하도록 진화시킨 바다와 같이 그러한 열망을 느끼지 못하도록 우리의 삶을 짓누른다. 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지조차 할 수 없게 우리를 장님으로 만들기도 한다. 물고기가 바다 위의 세계를 인지하지 못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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