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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 Aug 10. 2023

그게 엄마표 영어야!

프롤로그

그게 엄마표 영어야! 엄마가 영어 동영상 보여주고 영어책 읽어주는 거~


작년 말 우리 아이와 동년생 아이를 키우는 친구에게 영어유치원을 보내느냐, 마느냐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실은 아이가 영어 동영상을 보면서 영어를 곧 잘 따라 하는 것 같아 더욱 고민이 된다고 하니 친구가 단번에 했던 말이다.


"응? 엄마표... 영어?"

엄마표 영어라니 생전 처음 듣는 말이었다.


친구는 주변에 엄마표 영어로 성공한 사례를 이야기해 주었다.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나는 참 이런 무지렁이도 없었다.

난 그저 아이가 5살이 되면 보낼 예정이었던 영어유치원에 빨리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한 일인데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조합되어 꽤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웃긴데, 영어유치원 예습용으로 영어 동영상을 보여주고 영어책을 읽어줬던 일이 영어유치원과거리가 먼 엄마표 영어라니!

그것도 정말 철저히도 엄마표 영어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특별한 기대도 없이, 매일 꾸준히, 아이에게 영어 관련 동영상을 노출시키고 영어책을 접하게 해 준 것.

그게 바로 '엄마표 영어'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그저 우연이었다.

처음엔 좌충우돌, 혼란스러움 가득한 날들도 많았지만 어쩌다 보니 '엄마표 영어'로 아이가 처음에는 영어 단어 몇 개, 그러더니 문장과 감탄사를 내뱉게 된 것이다.



 Where is my ball?


오늘 아침 아이와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튀어 어딘가로 쏙 들어가니 아이가 했던 말이다.

아이는 이제 자연스럽게 자신이 아는 문장들을 놀이 중간에 내뱉곤 한다. 작년 이맘때, 30개월 무렵까지만 해도 우리 애는 영어는커녕 한국말도 서툴러서 겨우 두 단어를 붙여 말할 줄 알았다. 그랬던 애가 지금은 재잘재잘 한국말도 잘하고 영어도 꽤 할 줄 안다.


2022년 5월부터 시작된 나만의 엄마표 영어가 이제 2년 차로 접어들고 있다.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고작 그 정도 갖고 이리 호들갑이냐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그저 TV를 틀어주고, 같이 책을 읽고, 함께 놀았을 뿐인데 자발적으로 아이가 영어로 이야기하고 또 그것을 좋아한다. 따로 붙잡고 가르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혼자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된 걸까?


어쩌면 엄마표 영어에 무지했던 덕에 아무런 기대 없이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올 수 있던 것 같다. 나는 엄마표 영어만을 고집하며 이를 권장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아이를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일지 매일 고민하며 언제라도 엄마표영어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의 앞으로의 영어인생을 위하여 더 잊어버리기 전에 지난 1년간의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느린 것 같아 보여도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은 언젠가 나의 영어 실력도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 훗날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 이 기록은 욕심부리는 나에게 브레이크를 걸어주거나,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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