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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 Aug 16. 2023

Where is daddy?

아이는 느린 듯해도 분명 성장한다

올해 4월 아이의 영어 발화가 갑작스레 늘어나면서 나는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욕심이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욕심은 우리에게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늘 그렇듯 넘치면 문제가 되는 법.


4월 이후 5월과 6월은 큰 변화가 없는 듯도 하고 예전보다 아이가 영어를 덜 쓰는 것 같기도 해서 몸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했다. 이럴 땐 쓸데없는 망상도 늘어나는데, 써먹을 수 있을지 미지수인 계획들을 세우며 시간을 보냈다.

예를 들면, 캐나다 1년 살기와 같은 것들. 참으로 부지런히 찾아보았다.

여전히 마음속에 지워 버린 것은 아니지만, 과연 실천할 수 있을까.



Where is daddy?


7월 초 마트에서 카트를 타고 가던 딸의 한마디가 내 귓가에 꽂혔다. 마트를 끌던 내 뒤로 남편이 보이지 않자, 아빠를 찾으며 한 말이다.

무엇이 특별할까?

이 말을 들었으니 그날 마트나들이는 꽤 성공적인셈인가?

지금까지 아이는 누군가를 찾을 때 "Where are you, daddy(mommy)?" 이런 식으로 'Where are you' 뒤에 찾는 사람을 붙여서 말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게 "Where is daddy?" 란다.

아이의 이 한마디로 나는 다시금 수렁에서 빠져나와 엄마표 영어에 대한 가능성을 본다.


아이는 아이 스스로 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익혀간다.

내가 무의식 중에 아이에게 던진 질문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고, 지금까지 보았던 수많은 동영상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다.

내가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배우는 것, 그것이 엄마표 영어의 핵심이고 묘미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엄마에게는 아이를 지지해 줄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그렇지만 아무리 좋아서 시작한 일이나 관계라도 권태기가 찾아올 수도 있으며, 어느 날 갑자기 싫어질 수도 있고 그러다 불연 듯 다시 좋아지기도 한다.

아이의 영어도 그럴 수 있다는 점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한다.


지지부진했던 5,6월과 다르게 7월은 새로운 표현을 많이 들을 수 있던 것 같다. 그리고 잘 쓰지 않는 표현을 잊어먹을 수도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어느 날은 망고를 이야기하면서 망설이길래, "맹고?"라고 했더니 맹고 맞단다.

망고같이 쉬운 단어도 잊어버릴 수 있다니, 무엇이든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점을 새롭게 배운다.




아이는 하나의 우주다.

은하계에는 수많은 우주가 있듯이, 아이들의 우주도 제각각이다. 우리가 이 세상 우주의 크기와 가능성을 그저 가늠만 하거나 그 조차 할 수 없듯이 아이도 그렇다.

앞으로 우리 애가 어떻게 클지는 현재 시점에서는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아이는 매일 조금씩 성장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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