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처럼 들리지 않게 조언하는 법
▶ 조언 :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주어서 도움. 또는 그 말.
▶ 잔소리 :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
단어를 문장으로 풀어놓으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조언은 도움이 되는 말이고, 잔소리는 쓸데없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도움이 되고 안 되고, 쓸데 있고 없고를 누가 판단하나요? 개인이 판단하겠죠. 그렇다면 화자는 도움을 주기 위해 말하는데, 청자는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는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조언인가요? 잔소리인가요? 화자와 청자 모두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해 봅시다. 아마 들을 땐 잔소리고 할 땐 조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저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의 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일을 잘 못하고, 끈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 당시보다 훨씬 나은 능력과 끈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생긴 결과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끈기가 없을 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지금은 제 능력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자신감을 갖기까지 운이 많이 따라준 것도 있었지만, 그 운은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제외하고 이어가겠습니다.
"당연한 얘기를 길게 하고 있네?"라고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일머리가 없었어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능력이 올라가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노력대비 성과가 없는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노력을 이어가는데 7년이 지나가는 시점 어느 순간에 갑자기, 뜬금없이, 그냥,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아마 포기하지 않고 지속했던 결과가 쌓이고 쌓인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성취감을 느낀 뒤로 '성장'이라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성장하기 위해 했던 제 노력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일머리가 없어서 못하는 사람은 저만 있는 줄 알았는데, 10년 전 저와 비슷한 후배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처음에 그들에게 '조언'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 입장에서는 '잔소리'를 한 거죠. 다행히 제가 하는 조언이 후배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부모님의 '조언'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저를 보면서 해주시는 주옥같은 말씀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아주 좋은 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와닿지 않는 잔소리였죠.
화술에 대한 책을 읽어보면 "이렇게 해!"라는 말보다 "이거 해봐~, 해볼래?"라는 말이 더 좋다고 합니다. 공격적으로 들리지 않고, 상대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느낌이라는 이유였죠.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활용해서 후배들에게 "이거 이렇게 해봐~, 해볼래?"라는 말투로 조언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모님이 "이거 이렇게 해봐~"라고 말씀하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상합니다. 부모님은 그동안 저에게 계속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깨닫게 된 이유가 뭘까 고민을 해봤습니다. 우리는 관심 있는 주제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어있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꼰대가 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잔소리하지 않고 조언하는 법' 이런 류의 내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필요할 때 말을 해주는 것이 조언이고, 필요하지 않을 때 말을 하면 잔소리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성장을 경험하기 위해 쏟아부었던 시간은 7년이 넘습니다. 이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조언을 필요로 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외에 다른 방법도 찾아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포기하고 그만두는 후배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렇게 찾은 방법은 그냥 대화하는 겁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대화들은 쓸데없는 말들의 연속입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우리는 어디를 선택해야 하는가?', '소외된 지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떨어지기만 하는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와 같이 결과를 두고 논할 수 있는 대화만 이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이거 해봐~, 해볼래?"보다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와 관련된 일화를 조언화해서 풀어냅니다. 그랬더니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지 않아도 저에게 조언을 요청하는 후배들이 늘어나더군요.
(↑ 일화의 조언화, ↓ 잔소리)
지금은 신입의 입장일 수 있는 당신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신입이 들어와 선배가 됩니다. 지금 당신의 선배가 하는 말 중 잔소리로 들리는 말이 많이 있겠지만, 곧 당신이 그 말을 하고 있을 겁니다. 특히 "요즘 애들은~"과 같은 말은 고전 중의 고전임에도 스테디셀러입니다. 내가 듣기 싫었던 말들을 기억해 둡시다. 어차피 당신도 하게 될 거 조금은 바꿔서 할 만한 말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