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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 황 Aug 21. 2022

여름나기(4)

뱃살과의 이별, 떠나는 여름.

운동을 꽤 하는셈이죠. 주말과 가끔의 주중 아침엔 자전거를 타고 저녁엔 와이프랑 수변공원을 한바퀴 도는 걸로 여름을 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 운동으로 살을 뺀다는 것은, 특히나 수십년 간직해온 사랑스러운 뱃살과 결별한다는 것은 중년 남성에게는 매우 어려운 과제임에 분명합니다. 운동도 강도가 아주 높은 달리기정도를 매일 10키로정도는 뛰어야 표시날까요? 하지만 득보단 실이 높다는게 중론입니다. 비만에 가까운 몸(이미 넘었을지도...)으로 뛰어봐야 관절에서의 무리부터 심박수관리까지 뻔할 뻔자이니까요. 물론 자전거나 등산, 수영등도 상당한 유산소운동이지만 문제는 결국 먹는 걸 얼마나 조절하느냐가 관건인걸 너무나도 잘알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먹는것의 관리라는게 저녁 한끼 굶거나 굶지 않고 간편식으로 넘어가기도 어렵다는 것이지요.


의기투합!!!

우리가족은 각자의 이유로 조금씩 먹는 걸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건강과 미용의 목적이지만, 저녁마다 떠오르는 치맥과 야식의 유혹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의지를 불태우다 한 번씩 나름 치팅데이라는 명분으로 다이어트를 멀리하는 걸 의기투합하는 꼴이 되죠. 그래도 이렇게 각자의 이유로 조절하기로 한 게 어딥니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잖아요.

아직 여름이 깁니다. 하지만 다음주부터는 밤의 기온이 조금씩 내려갈 듯합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와 꿉꿉함도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소리에 자리를 비켜주고 있고 천고마비의 계절이 오면 말이 아니라 사람이 살찌는 게 아닐까 걱정이지만 입맛이 없어 본 적 없음이 행복임은 알기에 뱃살과의 전쟁중인 2022년 여름, 아내와 뻔질나게 저녁산책을 하고 모기에게 오지게 물어 뜯긴 기억이 오래 갈 듯 합니다.


그래도 아직 낮엔 덥고 때늦은 구애를 위한 몇 없을 매미소리도 여전하지만 더운 선풍기 바람을 참아 줄 만한 8월의 어느날 여름나기입니다.


그러고 보면 7년인가를 땅속에서 이제 겨우 나와 한 철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매미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시끄럽다고 한 거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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