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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터프롬 Letter From Oct 20. 2022

쫄지 마세요, 완벽할 필요 없어요

더플레이컴퍼니 대표이자 워킹맘, 강윤정을 인터뷰하다


레터프롬 프로젝트 20번째 인터뷰

레터프롬은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요.
평범한 사람들의 모든 순간을 이야기로 만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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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 모두를 챙기는 것은 힘들다. 일이 너무 바빠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와 아이를 키우느라 경력이 단절된 어머니, 모두 한국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거나 하루가 28시간인 사람들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것일까?

출산은 여성이 결혼을 부담스러워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아이를 직접 배에 품다 보니, 육아 또한 여성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역할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결혼을 결심하기도 전에 ‘커리어’와 ‘육아’ 중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지금의 결정이 앞으로 ‘나’의 인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레터프롬은 결혼과 육아를 앞둔 청년들이 마주하는 딜레마에 대한 답을 알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출산 3개월 만에 창업을 하고, 결혼보다는 육아를 적극 추천하며, 가정에서도 아이와 주간회의를 추진하는 사람. 강윤정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대기업을 대상으로 교육경험을 디자인하는 더 플레이 컴퍼니(The Play Company, 이하 TPC)의 대표이다. 그녀를 만나 물어보았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하는 것은 욕심일까요?



Q1. 대기업을 다니다가 출산을 하고 3개월 만에 창업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L* 대기업 계열사를 오래 다니다가 퇴사를 했어요. 그때 임신을 한 상태였어서 그냥 아기 낳고 재밌게 살아야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3개월 동안 아이를 키워보니 ‘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혼자 아이를 하루 종일 키운다는 건 생각보다 엄청난 일이더라고요.


  일이 다시 하고 싶어졌는데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직접 회사를 차려야겠다고 무식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무식하면 용감하잖아요, 그래서 ‘뭐 어렵겠어?’ 이렇게 생각했죠.


  저는 원래 배우는 것과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듣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학원을 차리면 어떨까’하고 생각했어요. 지금이야 '패스트캠퍼스'나 '클래스 101'처럼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이 활성화 되어있지만 그 당시에 학원이라고는 영어 학원밖에 없었어요. 저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재밌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을 차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호기심 많은 친구들이 언제든지 와서 이것저것 배우고 놀 수 있는 라운지 느낌의 학원을 차렸어요. 그게 ‘더플레이라운지’이고 지금 ’더플레이컴퍼니‘의 전신이에요. '더플레이라운지'에서는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 잡지 기자가 되는 법 등 다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수업들을 기획했어요.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학원이 잘 되더라고요.


Q2. 지금의 ‘더플레이컴퍼니'로 어떻게 발전하였나요?


  그렇게 1-2년 정도 라운지를 운영하다가 또 다른 것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났어요. 그때 해외에 정말 재미있는 워크숍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에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던 중 덴마크의 'Creative Leadership Workshop'이라는 워크숍을 발견했어요. 이 워크숍은 리더십이라는 주제를 레고 블록을 통해서 풀어나가요. 독특한 건, 성인들이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리더십에 대해 엄청난 고민과 성찰을 한다는 거예요. 저는 이 컨셉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콘텐츠를 만들면 현재 한국의 딱딱하고 일방향적인 강사 중심 교육과는 차별화가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LXD(Learning Experience Design, 경험학습)라는 키워드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공부를 하다 보니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지금의 더플레이컴퍼니로 발전하게 되었죠. 더플레이컴퍼니는 경험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의 집합소라고 말할 수 있어요. 시장에 없는, 재밌고 임팩트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도전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더플레이컴퍼니 홈페이지


Q3. ‘더플레이컴퍼니‘의 채용 방식 또한 아주 독특하다고 들었어요.


  우선 제가 저희 회사의 새로운 멤버를 뽑을 때는 면접자의 역량보다는 헝그리 정신과 깡을 보는 것 같아요. 완전히 새로운 업무가 주어져도 겁먹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 말이에요. 어려운 도전을 좋아하고 본인의 방식대로 다르게 풀어나갈 수 있는 친구들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뽑을 때 편향이 있어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저희는 좀 독특한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해요. 바로 Thumbs-up 제도예요. 대부분 회사에서는 실무자 면접 다음이 임원 면접이잖아요. 일반적으로 대표가 최종 결정권자라면, 저는 제 눈을 못 믿어요. (웃음) Thumbs-up이라는 뜻은 모든 직원들이 만장일치로 엄지손가락을 들어야 채용이 확정되는 거예요. 그래서 인력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에서도 뽑지 못할 때가 되게 많아요. 무조건 만장일치여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 룰을 만든 이유는 명확해요. 저희 회사는 모든 일이 협업으로 이루어져요. 그래서 ‘함께함’이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예요. ‘함께 잘한다, 함께 자란다’는 저희 회사의 슬로건이예요. 사실 구인을 한다는 건 사람이 급하다는 뜻이고, 이 면접자를 뽑지 않으면 야근을 하고 밤을 새는 건 '나'라는 사실을 모두 알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면접자를 끝까지 반대한다는 것은 차라리 내가 야근하는 게 낫다는 의미예요. 저는 이 피드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함께 자란다, 함께 잘한다


  그런데 또 멤버들이 만장일치로 뽑은 사람이라고 해서 입사자가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모두가 한 표를 행사해서 이 친구를 식구로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잘 품어줘요. 사람이 쉽게 뽑히지 않는 것은 단점인 대신 멤버들끼리 아주 끈끈한 것이 장점이죠. 퇴사율도 낮고요. 그런데 이제 회사가 많이 성장해서, 앞으로도 이 제도를 계속 가져갈 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중이예요 (웃음)


Q4. 더플레이컴퍼니가 제공하는 교육은 다른 기업교육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저희 회사의 대부분 클라이언트는 대기업이에요. 학교 다닐 때 계속 무언가를 배우듯이 조직에서도 임직원들의 정체를 막기 위해 교육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 가장 먼저 기업 교육 시장을 조사했어요. 그런데 다들 교수님이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똑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더라고요. 저는 분명 이런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교육과 학습이 깨달음에서 시작된다고 믿어요. 배움이 인사이트의 영역까지 넘어가기 위해서는 손발을 더럽히고 고민을 하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개입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강사 중심의 교육은 개인의 개입이 없어요. 일방적으로 듣는 거니까요. 그래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교육 분야에 적용해서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게임은 반드시 본인의 개입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요. 이런 개인의 개입은 학습에 있어 여러 차별점을 만들죠. 개인이 개입하면, 개인의 과정과 결괏값이 있고, 이에 대해 게임을 같이 한 동료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또한 이 결과를 다른 팀의 결과를 비교할 수 있어요. 나아가, 이 결과를 특정 이론이나 모델과 연결 지어서 현업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까지 고민할 수 있어요.


  저는 이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요.


출처: 더플레이컴퍼니 홈페이지


Q5. 실제로 게임을 이용한 교육이 효과가 있나요?


  사람들이 게임으로 교육한다 하면 잘 안 믿으시는데, 임원 과정이 제일 인기가 많아요. (웃음) 차/부장님 이상, 특히 임원분들은 흔히 말하는 보드게임조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세대거든요. 그래서 이런 교육을 하면 굉장히 좋아하시죠.



Q6. 강윤정님이 생각하시는 미래의 교육은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 저는 성인교육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아래 연령대로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말도 안 되는 교육방식으로 초·중·고등학교 학습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앞서도 말했지만 저는 손발 더럽히는 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이가 Planning, 즉 ‘해결하고 싶은 부분’을 프로젝트 주제로 정해서 기획하는 것을 해봐야 해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자양분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그래서 경험학습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 있어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편이에요. 많은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는 학교에서 이런 프로젝트들을 다양하게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TPC 멤버들의 끈끈함을 보여주는 벽면



Q7. 가정과 커리어, 모두 챙기고 싶은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보다 보니 미혼일 때부터 결혼하고 나서 까지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는 것 같아요.


  항상 하는 얘기지만, 다 잘할 수 없어요.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고, 내 것은 예뻐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기준치가 너무 높아진 것 같아요. 그런데 2등 해도 되고, 3등 해도 되고, 대충 해도 돼요. 마음을 놓고 편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내 힘으로 부족하면 도움도 요청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건 받는 게 좋아요. 물론 환경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지만 그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유식도 다 내 손으로 만들어야만 하고, 내 손 안에서만 아이가 자라야만 한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요.

  

  부모가 생각만 올바르고 사랑을 충분히 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알아서 예쁘게 클 거예요. 커리어와 육아를 함께 가져가겠다고 결정했다면, 그때부터는 부부가 같이 할 것들에 대한 고민을 더욱 많이 해야 돼요. 저는 과연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완벽한 준비는 무엇인지 되려 물어보고 싶어요.


Q8. 회사의 업무 방식을 가정에도 적용해서 꾸려나가신다고 들었어요.  


  생각보다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념들을 집에 가져오면 잘 풀리는 것들이 많아요. 저는 ‘팀(Team)’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 솔루션이 쉬워지더라고요.

  

  단적인 예로, 제가 직업 특성상 강의를 많이 다녀요. 그래서 강의가 오전 8:30에 시작하면 적어도 아침 6:30에는 집에서 나가야 해요. 저는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도 엄마가 왜 새벽같이 집을 나가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엄마 일하러 가~’ 이 정도가 아니라 디테일하게 말이에요.

  

  아이는 바보가 아니고, 어리다고 모르지 않아요. 모든 걸 다 얘기해주고 정보를 공유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회사에서도 모든 정보를 공유해야 사일로 현상이 사라지고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희 가족들끼리 참여하는 ‘주간회의’를 시작했어요.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 9시마다 진행했어요. 주간회의북(book)이 있었는데, 거기에 모든 가족들의 스케줄을 기록했어요. 그래서 제가 일찍 강의를 나가는 날은 ‘어떤 회사 아저씨들한테 뭘 가르쳐주러 가는 것이고, 그 장소에 도착하려면 그날은 일찍 집에서 나가야 한다'라고 자세히 설명해 줬어요.


Q9. 그럼 대표님 가정의 팀 리더는 누구인가요?


  없어요! 아무도 정답을 모르는데 어떻게 한 명이 리더를 해요. Flat(수평적인)함을 추구합니다.


  저희 아이가 저한테 고민을 얘기하면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엄마도 답을 몰라' 예요. 엄마도 답을 모르지만 우리 둘이 수다 떨다 보면 네가 답을 찾을 수도 있다고 얘기해요.



  아이가 태어났다는 건 신입 팀원이 들어온 거랑 똑같아요. (웃음) 그때부터는 셋이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프로젝트를 같이 해나가야 하는 거죠. 이렇게 생각해야 아이를 1:1:1의 존재로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만약 여기서 엄마가 리더고 엄마가 책임을 진다고 생각하면 아이를 일대일의 존재로 대하지 않는 거죠. 이렇게 해야 아이를 훨씬 더 독립적으로 키울 수 있는 것 같아요.


Q10. 사회적으로 워킹맘이 워킹대디라는 단어보다 많이 사용되고 더 대단하게 그려지는 부분이 있어요. 실제로 워킹맘에게 주어지는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일까요?


  100% 그렇죠. 아직도 아이가 아프면 엄마만 휴가를 내요.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실제 현업과 현장에서는 엄마가 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심지어 여성들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주어지는 성역할이 있는데, 이걸 남들과 똑같은 24시간 안에 한정적인 에너지로 해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워킹맘이 더 힘들어 보이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워킹맘이 대단하다는 말이 좋은 말은 아니죠.


  성역할은 사회제도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과 관점의 변화도 중요하기 때문에 해결하기 참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긍정적으로 봐요. 좀 늦더라도 변화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Q11. 요즘 결혼과 육아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루는 미디어가 많은 와중에 육아를 추천하시는 게 신기해요.


  제가 남편과 하고 있는 북클럽이 ‘부부사기단’이에요. 그걸 하는 이유가 바로 현재 한국 사회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비혼'에 딴지를 걸어보고 싶어서예요. 졸혼, 비혼, 헬육아와 같은 단어들이 미디어에 넘쳐나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말해주고 싶었었거든요. 저출산 같은 인구학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창한 이유로 결혼과 육아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에요. 진짜 결혼이 내 삶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지 한 번이라도 깊게 고민해본 적이 있냐는 거예요.


  물론 4주 간의 북클럽이 끝나고 여전히 비혼으로 결론 내리신 분들도 많이 계세요. 그래도 상관없어요. 한 번 결정했으면 후회하지 않게 또 열심히 살아가면 돼요. 그런데 제가 딴지 거는 포인트는 '제대로' 고민 한 번 안 해보고, 남들이 별로라고 하니까 유행처럼 따라가는 삶은 살지 말자는 거예요. 비혼과 결혼 양쪽 얘기를 듣고, 비교하고, 진지하게 생각해서 결론 내리자는 거죠.


  인간의 삶은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정답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의사결정을 하기까지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모아서 그걸 기반으로 판단하려고 해요. 이와 비슷한 마음으로 북클럽을 시작한 거였어요. 사람들이 얕은 생각으로 성급한 판단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요.


청년들에게 한 마디


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업하는 친구들이 사업 초기에 흔히 ‘나는 성공할 거야'라는 걸 디폴트 값으로 생각해요. 무조건 잘 될 거라고 생각하면 그 생각이 틀어지는 포인트에서 무너지게 돼요. 근데 사실은 실패하는 게 디폴트예요. 애초에 망할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도 가벼워지고 망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을 준비하게 돼요. 저는 언더독이라서 정말 바닥부터 시작했어요.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해보지 뭐!’하고 생각했죠.


  이런 마음으로 도전하면 되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무조건 ‘잘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많은 기회들을 뒤로하고 안정적인 길을 택하는 경우를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잘해야 한다’가 디폴트가 되면 잘못하면 안 될 것 같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쫄지 말고, ‘망하면 망하는 거지 뭐’라는 태도로 임해야 더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사람은 성장하게 되어있어요. 한 걸음 크게 내딛으면, 근육이 찢어지고 다시 회복돼요. 저도 그렇더라고요. 처음 창업 시작했을 때 멘탈과 지금의 멘탈은 차원이 달라요.(웃음)


  결국은 본인이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그 시간이 허비였는지 가치 있었는지 결정이 돼요. 제 주변 사람들이 지금에서야 저를 부러워하는 부분은 ‘너는 네 것이 있구나’ 예요. 2-30대에는 사회에서 자리 잡느라 바빠서 '내 것'의 필요성을 못 느껴요. 정신 차리면 40대가 돼있어요. 그런데 그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 해봤다'라는 억울한 감정이 없으려면 ‘내 것’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 인생에 좋아하고 또 잘하는 ‘내 것’을 자부심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걸 포기하는 것 같아요.


  20대의 5~6년은 그냥 그렇게 쓰라고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이런저런 경험을 하라고 주어진 시간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밑바닥부터 하세요.


  중요한 건 결정을 한 번 했으면 그곳이 어디든 열심히 해야 돼요. 저는 회사 다닐 때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그냥 바닥부터 하더라도 내 선택이기 때문에, 그 결정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게 만들면 돼요.



11월은 '말'과 관련된 주제의 인터뷰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 풀영상은 '워킹맘 희망편 | 더플레이컴퍼니 강윤정 대표 인터뷰' 여기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letterfrom.offici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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