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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움 Sep 13. 2022

후숙 되는 과일과 후숙 되지 않는 과일

알고 있으면 유용한 식물 상식(2)

 마트나 시장에서 초록빛이 도는 토마토를 구입하고 집에 며칠을 두면 빨간빛으로 익는다. 토마토뿐만 아니라 딱딱한 감을 오래 두면 말랑말랑한 홍시가 되고, 향이 없는 멜론을 1주일 정도 두면 달콤한 향이 나는 멜론으로 익는다. 아보카도는 딱딱한 것을 구입하여 상온에서 보관하며 말랑하며 고소하게 변하고, 새콤한 녹색 망고를 수입하면 노랗고 달콤한 노란 망고로 변한다. 수확한 과실이 먹기에 가장 알맞은 상태로 되기까지의 생리적인 변화를 '후숙'이라 하며, 후숙 되는 과일을 '후숙 과일'이라고 한다. 후숙 과일의 종류와 후숙이 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 후숙 과일 : 토마토, 멜론, 아보카도, 망고, 바나나, 키위, 자두, 사과, 배, 파파야, 귤

- 후숙 되지 않는 과일 : 포도, 파인애플, 수박, 블루베리, 무화과




과일을 후숙 시키는 호르몬 : 에틸렌(ethylene)

 사람이나 동물과 마찬가지로 식물에게도 호르몬이 있다. 식물에는 주요 5가지의 호르몬이 있는데 그중 성숙과 노화를 담당하는 호르몬으로 '에틸렌(ethylene)'있다. 에틸렌은 다른 식물호르몬과 달리 기체로 존재한다. 식물에서 에틸렌 호르몬은 낙엽(잎의 탈리), 종자의 성숙, 식물체내의 항산화물질의 형성, 개화 촉진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에틸렌 호르몬은 온도, 습도, 상처 등에 따라 양이 달라진다. 



후숙 과일 구입 및 보관 방법

 후숙 과일은 구입할 때 크고 신선한 과일을 골라야 한다. 후숙 되는 과일이라고 너무 시퍼렇고 작은 과일을 구입할 경우, 후숙이 되기는 하지만 과일 자체가 성숙하지 않아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후숙 과일을 구입하고 보관할 때는 처음 구입할 때 들어있던 포장재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마트나 과일 가게에서 과일을 구입할 때 담겨 있는 용기는 일반 플라스틱이나 종이상자 같아 보이지만 과학 기술이 들어가 있다. 포장재에 에틸렌 흡착, 항균성, 항곰팡이성의 기능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반 포장재를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브랜드화되어 있는 과일을 구입한다면 좋은 포장재를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후숙 과일 보관할 때는 동시에 먹을 것이 아니라면 나눠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예로 토마토 여러 개를 한 상자에 보관하는 경우, 토마토 하나가 에틸렌을 내뿜기 시작하면 옆에 있던 토마토들도 반응하여 익는 속도가 빨라진다. 후숙 과일이 아니더라도 *호흡 급등형(climacteric) 과일들을 한 곳에 보관하는 경우 과일이 너무 빨리 익고, 쉽게 부패할 수 있다. 예로 무화과는 후숙 과일이 아니지만 호흡 급등형 과일로 다량의 에틸렌 가스를 분비하기 때문에 한 곳에 둘 경우 쉽게 상한다. 사과와 배는 비닐랩, 밀랍랩으로 개별 포장하여 냉장 보관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호흡 급등 현상(climacteric) 

: 에틸렌 생성과 연관하여 열매가 성숙하는 과정에서 세포 호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 

(호흡 급등형 과일 - 사과, 키위, 바나나, 아보카도, 멜론, 토마토, 일부 박과, 복숭아, 서양 자두, 무화과)

(비 호흡 급등형 과일 - 포도, 딸기, 귤, 오렌지, 옥수수)  




Q. 후숙 과일과 호흡 급등형 과일은 같은 것인가?

후숙 과일의 대다수가 호흡 급등형 과일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후숙 과일이 호흡 급등형 과일인 것은 아니다. 무화과는 후숙 과일이 아니지만 호흡 급등형 과일이며, 귤과 오렌지와 같은 시트러스류는 후숙 과일이지만 비 호흡 급등형 과일이다. 사과의 경우 후숙 과일, 호흡 급등형 과일로 에틸렌 가스의 생성량이 많아 다른 과일의 후숙에 많이 이용된다. 





후숙 과일인 줄 알았지만 아닌 과일

1) 파인애플

 파인애플을 구입하려고 마트로 갔는데, 2개만 남아 있다면 어떤 파인애플을 고르겠는가? 첫 번째는 녹색의 과육이 단단하고 잎이 싱싱해 보이는 파인애플, 두 번째는 노랗고 달콤한 향이 나지만 잎은 약간 시들은 파인애플이다. 어떤 파인애플을 고를지 결정했는가? 

 첫 번째의 단지 신선해 보인다는 이유로 파인애플을 구입하고 집에 와서 익혀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며칠 뒤 실망할 수 있다. 왜냐하면 파인애플은 후숙 과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인애플은 생산지에서 수확하는 순간 이후로 익지 않는다. 초록색의 단단한 파인애플을 가져와서 1주일을 두면 달아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지만, 단맛은 없고 덜 싱싱한 파인애플을 먹게 될 것이다. 파인애플을 고를 때는 후숙 과일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노랗고 달콜한 향이 뿜어져 나오는 과실을 고르는 것이 좋다. 




2) 무화과

 가을에 제철인 무화과는 달콤하고 맛이 좋은 과일이나 보관 기간이 짧고, 후숙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무화과도 파인애플과 마찬가지로 단단하고 녹색의 무화과를 구입해도 단맛이 생기지 않는다. 게다가 무화과는 호흡 급등형 과일로 보관 기간이 짧아 덜 익은 상태로 쉽게 노화되어 부패된다. 무화과를 고를 때는 크기가 크고 적색이 돌면서 입구가 살짝 벌어진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 [네이버 식물학백과 : 호흡 급등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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