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유튜브

by 난티

“야, 어제 이홍렬 쇼 봤어?”


90년대, 가장 평범하면서도 즐거웠던 시간 중 하나는, 바로 TV 시청 시간이었다. OTT도 없고 케이블도 없고 종편도 없던 그 시절, 볼 수 있는 채널은 공중파뿐이었지만, 재미있는 예능과 드라마는 늘 있었다. 신문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의 편성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였고, 그 시간에 맞추어 미리 TV 앞에 대기하였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본방송을 놓쳤다면, 재방송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굳은 심지로 신문 속 TV 편성표를 살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TV 보다 유튜브에 빠져 있다. TV 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 속에,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채널을 입맛대로 골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길어도 20분 남짓, 짧으면 1분도 채 되지 않는 콘텐츠를, 1.25배나 1.5배, 심지어는 2배속 이상으로 빠르게 돌려보며 압축적으로 콘텐츠를 즐긴다. 나아가, 댓글을 통해 일면식 없는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며, 감정을 공유할 수도 있다.


TV 콘텐츠도 굳이 본방송을 사수할 필요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언제든 편할 때 볼 수 있고, 위와 같이 빠른 배속으로 시청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꼭 해당 콘텐츠를 보지 않더라도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예전처럼 실시간 본방송에 집착하지 않고, 지루한 부분이나 의미 없는 장면들은 10초 건너뛰거나, 2배속 이상으로 빠르게 넘기곤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 사람들은 더 쉽게 콘텐츠를 떠나보내기도 한다. 유튜브는 몇 초 안에 판단을 내리며 재미없는 콘텐츠에서 빠져나가고, 드라마도 초반부가 혹하지 않거나 중간에 흥미가 떨어진다면 끝까지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에 나는, 창작자는,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 한다고 여긴다. 채널이 많아진 덕분에 그만큼 기회도 많아졌지만, 콘텐츠 자체의 재미는 더욱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나리오 작가로서,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군더더기 없는 전개로 끝까지 사람들의 흥미를 붙잡아야 한다는 욕심을 가진다. 언젠가 아래와 같은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기대하며.


“야, 너 난티 작가 드라마 봤어? 시나리오 대박~ x나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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