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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총 Oct 11. 2022

Ep.19 폭풍면접기간 3

35살, 나는 해고당했다.


마음을 재정비하고, 다시 이력서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에 미련을 갖지 말고,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곳에 힘을 써도 모자른 상황이었다.

나의 잘못으로 면접이 사라진게 아니므로 빨리 잊고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나의 직무와 관련된 왠만한 회사들은 거의 쓴 상황이었으나, 혹시 내가 놓친 회사들이 있는지 검색어를 바꿔가며 다시 한번 잡 리스트를 체크했다. 필터 몇개를 수정하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몇 회사들의 면접공고가 나타났다.


우선 저장해두었던 이력서를 회사들에 제출하고, 세수를 하였다. 정신을 차려야했다. 우울해야할 시간이 없었다. 물론, 나의 이력을 보고 먼저 연락온 외국계 회사들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에 사업자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그들의 제시 연봉이 높아봤자 4대보험 가입이 되지 않는다는건 너무 큰 리스크였다.


지금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마인드컨트롤하며 시간을 보내는것 뿐이라는게 한탄스러웠으나, 내가 무너지면 모든게 끝날 것이기에 쓰러져가는 멘탈을 간신히 부여 잡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지 두어시간이 지나고, 국제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이번엔 어딜까하는 궁금증을 안고 전화를 받았다.


"Hello, 딱총."


전화를 건 사람은 대만 HR이었고, 회사는 아시아에 본사를 둔 회사로, 100년이 다 되어가는 역사깊은 소비재 회사였다. 영업은 잘 되고 있으나, 마케터가 없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릴 방법을 찾던 상태였고, 내 커리어가 도움이 될 것 같아 연락를 주었다고 말했다.


설명을 들은 뒤 대답했다.


딱총 : "전 아직 당신회사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니, 다음주 월요일에 연락을 줘도 될까요? 제가 당신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만 HR은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고, 나는 회사를 검색해보았다. HR이 설명해준것보다 회사는 훨씬 규모가 컸고, 다른 동아시아, 미주 및 유럽쪽에서 점유율이 1위인 회사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매출이 좋지 않은 것 같았고, 특히나 브랜드 인지도는 없다고 볼 정도로, 네이버 검색시 어떠한 정보도 나오지 않았다.

찬밥 더운밥 가릴때가 아니긴 했으나, 이제는 장기로 다닐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었기에 쉽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었다. 주말동안 고민을 거듭한 후, 통보해줘야 할 날이 되어 HR에게 물었다.


딱총 : "당신이 한국회사에서는 영업이 잘된다 했는데, 제가 봤을땐 그렇지 않은거 같아요. 이 부분이 의문스럽고, 그리고 한국지사에선 마케터를 왜 뽑으려 하나요? 어떤 역할을 바라는 겁니까?"


HR은, 본인들의 한국 매출액이 500억이 넘으며 현재 마케터가 없어 사람들이 잘 모를뿐, B2B로는 큰 성장을 하고 있다 설명했다. 그리고, 마케터가 자유롭게 마케팅을 해주길 바라는 상황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내가 원하던 근무 환경이긴 했다. 고민할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하고 두어시간이 지났다. 우선, 면접을 보기로 했다. 면접관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회사를 가름할 수 있다 생각하고 면접일을 잡았다.


HR : "면접은 한 번이고, 글로벌 관련된 분들이 모두 들어올겁니다. 그럼 금요일에 봅시다.. 딱총."


질질끄는 면접절차는 아니었기에, 준비를 해보기로 했다. 한번의 면접이면 피로도도 심하지 않은 편이었다. 4일간 면접을 준비했고, 면접날이 도래했다. 약속한 시간에 화상회의를 들어가니, 3명의 면접관이 대기 중이었다.


"Hi 딱총?"


다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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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ookk.co.kr/book/view/16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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