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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총 Sep 30. 2022

Ep.16 폭풍 면접 기간

35살, 나는 해고당했다.


이미 수많은 회사에 지원하였기에 그 중 연락이 온 회사들이 있었다. 연락 온 회사들을 검색해보고 면접을 진행할 회사들을 추려보았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화상 면접이 주를 이루었고, 덕분에 이동시간이 줄어들어 보다 많은 회사의 면접을 시간대별로도 볼 수 있었다.


회사들 중 가장 관심이 생긴 분야는 IT 서비스(Saas) 분야였다. 사회가 고도화 될수록 각광받을 산업이라, 그 분야로의 이직이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링크드인으로 실무자가 연락이 온 아직은 스타트업인 회사로, 내가 맡을 수 있는 업무도 많을 것으로 기대되어 바로 면접을 잡았다.


1차로 실무자와 전화면접을 보았다. 나의 경력사항이 회사에 어떻게 이바지 할 수 있는지, 이 분야에 대해서는 얼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물어보았는데, 그보다는 열정적으로 회사의 기반부터 함께 쌓아올릴 사람이 필요해보였다. 나 역시도 일을 할거면 열정적으로, 일다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길 원했기에 1차 면접은 잘 마친것 같있다.


약 2주의 시간이 흘렀고, 인사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1차를 통과하였으며 2차에 대표, 임원 면접에 응할지를 물어왔다. 당연히 수락하였고, 2차는 사무실에서 대면으로 진행되었다.


대표는 회사를 설립한 외국 유명대 공대 출신인 분이었고, 임원분은 대기업과 외국계를 다니며 커리어를 쌓은 훌륭한 분들이셨다. 이 분들의 전공은 마케팅이 아니었기에, 인성면접에 가까운 질문들과, 업무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 체크를 주로 하였다. 약 1시간 가까운 면접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2차면접 이후로 1주가 흐르고 인사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면접에 합격하였으며, 메일로 연봉을 제안하였으니 확인 후 회신을 바란다는 전화였다.


메일을 확인했다. 연봉은 인센티브 없는 기본급으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전 직장에서 받던 연봉과 차이가 없는 금액이었다. 스타트업이다보니, 높은 연봉을 기대하진 않았기에 나의 결정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던 중,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어 담당자에게 연락하였다. 


‘다른 직군 분들도 인센티브가 없는지’, 그리고 ‘올해 나의 퍼포먼스와 상관없이 내년까지 연봉이 동결인게 맞는 것인지, 조정 가능성은 없는지’


위 두가지를 물어보았고, 인사담당자는 마케터는 인센이 없으며, 내년까지 연봉도 동결임을 말해주었다.


입사를 하게되면 올해 약 6개월을 일하게 될 터인데 내년에 연봉협상에서 제외된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내 질문에 대한 회사에 응답에서, 이 회사는 마케팅이 크게 필요치 않다는 뉘앙스를 받았다.


며칠간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내 연봉을 낮추고, 퍼포먼스에 대한 보상도 없는 회사는 가지 않는것으로 마음을 잡고 입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열정적으로 일할 사람을 구하면서, 그에 대한 보상은 없다는게 아이러니 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그 후 며칠이 지나고 1차 면접에 면접관으로 들어왔던 실무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의 결정에 아쉬우면서도, 인사쪽에서 어떠한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실무자 본인은 매우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서 최대한 좋은 급여조건을 요청했다고 말하며, 나에게 하소연과 비슷한 푸념을 하였다.


나는 실무자의 하소연을 통해, 얼마나 이 회사가 마케팅을 중요시하지 않는지를 더 알 수 있었다. 회사마다 중요한 직무가 다르기에, 나에게 맞지 않는 회사였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지 않을 회사와 약 3, 4주에 가까운 내 시간을 허비한게 아쉬웠다.


와중에, 몇 주 전에 이력서를 제출했던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스타트업보다 규모가 큰 외국계 Saas회사였다. 인사 담당자와 통화를 했고, 그는 말했다.


인사담장자 : "지금 사람이 급한 상황이라, 비대면 1차 면접으로 바로 합격여부를 결정할거에요. 가능하신 면접 일정 최대한 빨리 알려주세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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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ookk.co.kr/book/view/16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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