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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솔트 Oct 29. 2022

[초등 4학년] 코로나 홈스쿨링

다른 아이의 실력을 알게 되었다

야호 우리 아이만 수포자가 아니야


수포자의 시작은 4학년부터라 하던가?

4학년부터 J군은 수학, 영어를 빼고 국, 사, 과는 꽤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가 그저 또래보다는 못하고 많이 늦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모든 아이들을 학원에 가지 못하게 하고 학교를 가지 못하게 하니 J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그중 수학, 영어는 많은 수포자, 영포자 생성으로 인해 거의 학습격차가 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이제 J는 학습격차를 걱정하는 말로 특수학급에 내려가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었다.

물론 거의 경계성 자폐인가 싶을 정도로 가족 외 친구관계에 무관심한 부분이 걱정이긴 했지만 말이다.



하는 놈만 데리고 간다



4월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결국 아이들은 줌 수업으로 수업을 받게 되었다.

줌을 켜고 혼자 수업을 할 것이 걱정이 된 나는 화면 밖에서 같이 수업을 받았다.


첫 비대면 수업을 하는 담임 선생님과 아이들도 혼란의 혼란을 거듭하였다.

과제물을 내는 것으로 많은 수업이 진행되었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으니 과제를 착실하게 내지 않았고 수업시간에도 아무렇지 않게 화장실을 가거나 자리를 이탈하였다.


한마디로 엉망진창인 수업이었다.

줌 속에서 고함을 치던 선생님도 점차 지쳐 가셨다.

결국 하는 놈만 데리고 가는 수업방식을 선택하셨다.

아이들도 화면만 켜고 게임을 하는 아이들도 종종 있었다.


J의 경우 불행하게도 아니면 다행스럽게도 전업주부인 엄마를 만나 일대일로 줌 수업 중에 밀착마크를 당했다. 그 덕분에 엄마도 4학년 수업을 같이 4~5시간을 들어야 했다.

J도 꼼짝없이 바르게 않자 꼬박꼬박 과제를 제출하며 수업을 따라갔다.

잠시라도 멍하니 있으려 치면 나는 J의 옆구리를 찔렀다.

J는 멍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수업을 알차게 보내야만 했다.

수업 중에는 과제를 구글 문서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숙제를 올리고 교과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페들렛이라는 앱에 올려야 했다. 나 역시도 강제적으로 다채로운 줌 수업으로 인해 강제 4차 혁명을 당했다.


4~5시간을 약간의 쉬는 시간만을 갖고 수업을 하고 나면 집에서 하는데도 기진맥진하여 멍한 상태가 되었다.

학교에서 이 정도로 집중해야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니!!

J가 따라가는 것이 벅찰 것 같다는 생각이 되었다.

진심 멍 때리는 J가 이해가 되었다.



나도 방학이다!!


한 학기가 줌 수업을 하고 방학을 맞이했다.

나 또한 J와 같은 마음으로 방학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매일 꼬박꼬박 J와 수업하는 것이 꽤나 지치고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J는 내 옆에서 달달 볶였지만 학습 레벨이 점프업 하였다.

학교 수업을 같이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J는 교과서를 집중하며 보는 연습이 되었다.


방학은 나도 해방감을 맞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체로 게으르고 한심한 시간이 지나갔다.





4학년은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서의 좌충우돌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집에서 형제들과 그리고 엄마인 나와 지지고 볶으며 알찬 시간들을 보냈다.


이때는 강제적으로 홈스쿨링을 전국적으로 한 시기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 홈스쿨링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실제적으로 해보니 엄마인 나는 엄청나게 에너지가 소모가 되었다. 삼시세끼 다양한 메뉴로 식사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을 시작해 매일 쓸고 닦고 멍멍이 산책시키듯 궁둥이 무거운 아들들 데리고 나가서 산책시키는 것까지 아침에 눈을 뜨면 감을 때까지 일이 끝나지 않았다.


학교가 얼마나 많은 짐을 덜어주었는지 새삼 느껴지는 일 년이었다.


에너지 소모를 생각하면 다시는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의 실력과 학습태도가 꽤나 짧은 시간 내에 좋아지는 결과를 보자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만하다. J는 코로나 시국을 통해 학습 레벨이 엄청나게 레벨업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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