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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솔트 Oct 29. 2022

[초등 5학년] 도서관 : J의 탈출구

주 2회 수업에도 학교폭력은 있다

코로나 2년 차


사실 코로나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이렇게 길게 갈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4학년 내내 홈스쿨링을 하니 너무나 죽을 맛이었다.

돌 밥돌 밥하다 돌아버렸다는 둥,

확~찐자가 되어 모두 뚱땡이가 되었다는 둥,

이런저런 이유로 코로나 블루라는 코로나 특수성으로 인한 우울증도 생겼다.

아이들이 어서 학교 가는 날을 왔으면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5학년이 되자,

매일 학교를 간다는 둥,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둥,

이런 뉴스들이 스멀스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쿵쾅쿵쾅 떨려 왔다.


역시 학교는 아직 나에게 스트레스인가 보다

학교를 보낼 생각을 하니 먹은 게 채한것처럼 고구마 답답이가 가슴 한편을 차지하고 말았다.


'일 년 동안 학교 안 다니다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또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까'

'고학년이라 아이들이 사춘기라던데 아이들이 사납지는 않을까?'


이런저런 고민들로 밤잠을 설칠 때쯤 학교에서는 결정을 내렸다.

'주 2회 등교'

오! 좋은데!!

딱 좋다고 생각했다.

서서히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철저한 무관심이 무엇인지 보여 준 담임


1학년 담임은 무자비했고

2학년 담임은 너무 도움만 받게 하고

3학년 담임은 학교생활의 습관을 갖게 해 주었다.

코시국을 맞이 후 학교를 가지 않으니 4학년 담임은 한 번도 본적도 제대로 이야기 나눈 적도 없다.

그러다 주 2회 차는 학교생활을 처음 접하는 5학년 담임을 만났다.

주 2회 등교라서 일까?

선생님은 한 번도 상담전화나 J의 대한 어떠한 피드백이 없었다. 


나는 학교를 다녀오면 교과서를 체크하며 수업을 어느 정도 들었는지를 가늠할 뿐이었다.

J도 선생님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도 들을 수 없었다.


사실 나도 선생님이 연락을 안 하니 내심 별일이 없으니 연락을 안 한 거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냥 방임했던 것이었다.

J가 크게 방해되지 않으니 어떤 행동을 해도 내버려두고 있었던 것이다.


5학년 담임은 철저한 무관심이 무엇인지 보여 준 선생님이었다.



학기말 엄청난 학교폭력



5학년이 마치는 시점,

반에서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반에서 3명이 작당을 하여 약한 아이 한 명을 일 년 내내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아이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런 큰 사건이 일어났지만 담임선생님의 철저한 무관심으로 아이는 꽤 긴 시간 괴롭힘을 당했다.


J가 피해학생이 아닌 것이 다행이었지만 같은 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같은 반 친구들이 피해학생이 당하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나 괴로워하다 단체적으로 가해학생들의 만행들을 학교폭력센터에 접수하여 일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나는 혹시 J도 괴롭힘을 당했던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J야 너네 반에서 학교폭력사건이 있었다는데 알고 있었니?"

"아니 몰랐는데?"

"S가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많이 괴롭힘을 당했다는데 몰랐어?"

"나야 모르지, 나는 쉬는 시간, 점심시간 되면 도서관에 가는 걸..."

"아니 그래도 매일, 매시간 가진 않을 거 아니야!!"

"아닌데 매일 가고, 쉬는 시간마다 가는데?"

"정말?"

"응, 그래서 무슨 일 일어나는지 몰라"

"J야 5학년때 너 괴롭히는 아이는 없었니? 하긴 도서관까지 따라와서 그러진 않겠지..."




J의 탈출구는 도서관



도서관 문 옆에 '학교폭력 세이브존' 이렇게 쓴 간판이 붙어 있다.

J는 쉬는 시간 틈틈이 점심시간 내내 도서관에 가면서 알게 모르게 학교폭력에 대해 보호받았던 걸까?

덕분에 반 아이들과는 더욱 소통하기 어려워졌다.

아직도 친구가 없음은 그 이유 때문일까?


초등학교 내내 J는 도서관을 아주 잘 이용했다.

초등 1,2, 3학년 내내 하교 후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

하교 후 도서관에서 만나기 시작하니 여러모로 좋은 점이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책(만화책)을 많이 읽으며 기다릴 수 있고 나도 시간에 쫓겨 아이를 픽업하러 오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그리고 방학 때도 도서관에 가서 일정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내공을 갖게 되었다.

고학년이 된 지금도 꽤 긴 시간을 도서관에서 시간을 잘 보낸다.


J군은 학교생활이 멍하게 있을 만큼 지루하고 심심했지만 잠깐잠깐의 도서관의 방문으로 숨을 쉬었는지도 모른다.

J의 탈출구는 도서관이었던 것 같다.


이제 곧 초등생활 졸업인데 중학교에도 J군이 좋아하는 책이 가득 쌓인 도서관이 있다면 중학교 적응이 조금은 더 수월할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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