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할머니처럼 늙는 거지?"
아이와 함께 자연관찰 책을 보고 있었다.
연어가 알을 지키다가
마침내 생을 마무리하는 장면.
짧지만 뜨겁게 이어지는 생의 서사였다.
책장을 덮으려던 순간,
아이가 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엄마도 죽어?"
작은 목소리로 내 마음을 뒤흔드는 질문.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아이의 불안을 덮어주는 듯 웃으며 말했다.
"엄마는 영원히 사는 마법약을 받았지."
안도하듯 빛나는 눈,
아이는 내게 다시 물었다.
"그럼, 엄마도 할머니처럼 늙는 거지?"
나는 아이 머리카락을 살포시 쓰다듬었다.
"지금 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있을 거야"
그리고 엄마는 아주 천천히 나이가 들 거야."
아이의 말은 단순한 호기심 같았지만, 그 속에는 묘한 불안이 숨어 있었다. 아이에게 늙는다는 건 단지 주름이 늘고 머리가 하얘지는 일이 아니었다.
늘 곁에 있던 '지금의 엄마'가 달라져 버리는, 그 변화 자체가 낯설고 이상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 순간 깨달았다.
아이에게 부모란, 세상의 모든 두려움과 낯섦 속에서 안전과 사랑의 기준이 되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아이 곁에서
매일 웃고,
안아주고,
함께 있어주고 싶다.
언젠가 아이가 세상의 진실을 배워가더라도,
그 순간까지 ‘영원한 엄마’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