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부활의 기적
매일 감사함을 일깨워주는 선물
그렇게 비료를 주고 난 후 금방이라도 죽을것 같았던 아이들이 조금씩 힘을 차리더니 꼿꼿하게 일어섰다.
어떤 상추는 내 손바닥 크기만큼이나 크게 자랐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크다니...순간 울컥하는 기분이 들며 펑펑 눈물을 쏟아버렸다.
아직 더 키워서 먹어야 겠지만 어떤 맛일지 맛보고 싶은 마음에 작은 치커리 몇개와 상추를 땄다.
그 손길이 얼마나 조심스럽던지 집중하는 바람에 입술도 삐쭉 마중나왔다.
상추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우리가 흔히 먹는 청상추 꽃상추 말고도 생전 들어보지 못했던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 오크 상추, 아바타 상추, 흙 치마, 적 치마... 치마는 색깔별로 있나보다. 우리가 키운 아이들은 다 맛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유럽상추로 알려져 있는 로메인 상추가 아삭하면서도 야들야들 식감이 좋았다. 잎이 오므려져 있는 것이 꼭 미니 배추처럼 생겼다. 고기와 쌈장없이는 상추를 먹지 않았던 신랑은 잎파리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며 과감하게 치커리 하나를 입속에 넣었다. 와인을 마시듯 혀로 음미하더니 아까워서 못씹겠다며 녹여먹겠단다.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수확의 기쁨을 느꼈다.
앞으로의 우리 텃밭이 기대가 된다. 매일 퇴근길이 기다려지게 해주는 고마운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