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혼돌멩이 Feb 06. 2023

육아와 육성

보면 볼수록 비슷한 육아와 육성

사람은 누군가를 가르칠 때 

항상 자신이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에게도 자기 자신을 기준 삼아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한다.


그 결과 나의 기준에 잘 부합하면 상대는 잘하는 사람이고

나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은 못하는 사람으로 판단해버리고 만다. 

특이 이런 경우 상대방의 노력부족으로까지 생각하기 일쑤이다.


과연 타인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단순 업무만이 아니라 상대방이 쌓아온 개념, 가치관까지 바꿔야 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그래서 채용에 있어서 직무역량보다 인성을 더 많이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일은 가르쳐도 사람을 개조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가정에서는 아빠라는 역할을

조직에서는 팀장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보면 볼수록 육아와 육성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 육아의 목적,  아니 목표는 

이 아이가 커서 스스로 이 사회에서 먹고살 수 있도록 즉, 독립할 수 있도록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팀장의 입장에서 부하직원 육성의 목적은

신입사원일 때는 스스로 본인의 역할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좀 더 나아가서는 관리자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다양한 역량을 키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은 유년기(=신입 시절)를 거쳐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몫의 역할을 해내는 어른(=중간관리자)이 되고

나아가 또 다음 세대를 위해 자녀(=신입사원)를 육아(육성) 해야 하는 가장(=관리자)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표면적으로 봐도 육아와 육성은 그 과정이나 목적, 목표가 상당히 흡사하다고 할 수 있고

실제 육아방법, 육성방법을 파고들어 봐도 상당히 비슷한 경우가 많다.


물론 다 큰 어른이 아이와 똑같겠냐고 할 수 있지만

신입사원이 회사라는 새로운 곳에 발을 딛는 순간 대부분은 갓난아기와도 같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또 새로운 세계, 새로운 환경에서는 그에 맞는 살아갈 방법을 익히고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알던 상식과 점점 괴리가 발생하고 있기에

거의 새로운 개념을 주입(?) 해야 될 정도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가끔 든다.

물론 그렇게 강제주입식으로 하다 보면 서로 어긋나기 십상이지만 말이다.




육아와 육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끝도 없겠지만

오늘은 단 한 가지만을 이야기하고 싶다.


세상에는 꼰대 세대도, 철없는 MZ세대도 없다.

무슨 말이냐고 하면 꼰대고, 철없음에 세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세상에는 개념 있는 사람과 개념 없는 사람 두 부류일 뿐이다.


뉴스기사에 흔히 나오는 요새 MZ세대들은 회식 때 고기를 안 굽는다는 이야기들..

고기 굽는 걸로 선후배사이에 묘한 마찰이 있다던가?

게다가 고기를 구우라고 하면 꼰대고,  고기를 안 구우면 요새 MZ세대들은 다 그렇다고 이상한 프레임을 씌운다.

사실 회식 때는 고기에 진심인 사람이 고기를 굽게 되어있다. 

고기 굽는데 세대 구분을 왜 하나? 참 우습다.


요즘 애들은 이렇고 저렇고

라떼는 이렇고 저렇고..


육아와 육성에 있어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이러한 고정관념과 편견이다.

서두에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결국 나의 기준에서 상대방을 판단하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해온 것은 나에게 맞는 기준일 뿐이지 상대에 맞는 기준은 결코 아닌 것이다.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MBTI이다.

나 때는 혈액형이었다면 요새는 MBTI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MBTI 역시 인사관리에 있어서 많이 활용되는데

그 말인즉슨 

지금 시대는 각 개체의 다양성을 존중해 줘야 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육아로 생각해 보면,

나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이이지만 배우자의 유전자와 맞물려 

또 새로운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는 나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존재이다.

따라서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행동원리를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요즘 육아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그저 강압적으로 일관된 행동원리를 아이들에게 주입시켜 왔지만

아이들마다 잘하고 못하고, 좋고 싫고가 분명하게 있기에 이러한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육아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유소년기까지는 뇌와 신체발달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의 행동에 어떠한 이유가 있는지 겉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더욱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육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족 간에도 혈액형이 다르고 MBTI가 다른데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겠는가.


하지만 이러한 다양성이야말로 조직을 건전하게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채용에 있어서도 나와 맞는 사람만 뽑다 보면 그 조직은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고

편향된 방향으로만 나아가기에  조직 융합성도 중요하지만 다양성도 필히 고려해야 한다.

(실상 대부분 조직이 상급자와 맞는 사람만 채용이 되고 또 살아남기에 현실적으로 참 어려운 부분이다.)


실제로 우리 부서에도 MBTI가 모두 다른 직원들이 모여있는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인만큼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업무를 진행할 때마다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

예전 같으면 일괄적으로 업무를 주고 잘하면 잘하는 사람, 못하면 못하는 사람 취급했다고 하면

지금은 각 담당자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업무를 맡기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상적인 것은 언제나 말은 쉽다.  

현실에서는 저렇게 업무를 유연하게, 사람에 맞게 조정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사조직이 직무중심으로 개편됨에 따라 

과거 사람중심의 업무에서 직무중심의 업무로 많이 변화된 상태이고 

그 결과 사람에 따라서 부서 내에서 업무를 세세하게 조정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육성함에 있어서 이러한 개개인의 다양성과 특성을 고려하여 업무를 배치하는 것은 리더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란 냉정한 곳이고 육아와 육성에 근본적으로 크나큰 차이는 있지만.

(육아는 필수, 육성은 선택이라는 것이 현실...)

적어도 나는 자기 자식이 중요한 만큼 사회에 나온 남의 자식도 귀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이다.

기대를 하는 만큼 자식이 떠날 때는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 또한 관리자가 감당해야 될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육아도 어렵고, 육성도 정말 어렵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보통 책임감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항상 매번 자녀에게 했던 일을 후회하고, 직원들에게 했던 일들을 반성한다.

그만큼 머리로는 알아도 행동으로 실행하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그래도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며, 육성하고 또 그에 걸맞게 성장해나가다 보면 보다 나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이전 03화 경청, 그리고 공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