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가 산문을 썼다. 소설가라는 바쁜 와중에 70여 개의 식물을 기르는 일을 한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식물에 대한 전문가적인 수준이다. 식물을 기른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와 돈, 필요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식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거기에 따른 지식이 있어야 한다. 물을 많이 주어서 죽는 경우도 있다.
식물이나 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다. 마치 자식을 기르는 것과 똑같다. 아내는 다육식물을 장로님은 분재를 키운다. 나는 식물이고 동물이고 키우지 않는다. 잘 키워진 식물을 보면 좋다고 생각한다. 식물을 키우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즐거움을 느낀다. 키우면서 그것을 바라보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관상가(觀賞家)라고 한다. 헤르만 헤세가 정원을 돌보며 살았다. 그의 섬세한 책들이 식물을 돌보며 사는 감성과 연결된다.
이 책은 많은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상을 적어놓는다. 소설가답게 그의 문장은 유려하다. 그래서 독자는 쉽게 읽게 되는 가독성이 있다.
“식물을 기를수록 알게 되는 것은 성장이란 생명을 지닌 존재들이 각자 떠나는 제멋대로의(때론 달갑지 않은) 모험이라는 사실이다.”
문득 일상을 돌보고 싶어지는 가뿐한 전환의 감각 인간과 함께 계절을 순환하는 존재들이 선사하는 아름답고 느긋한 낙관의 에너지
식물을 돌보는 일이 우리 자신을 돌보는 일과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닫는다. 내일이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과 그 믿음을 지키기 위한 매일의 노력들이 없다면 우리 삶이 계속될 수는 없으리라. 이 건강한 힘을 이 책은 ‘식물적 낙관’이라 표현한다.
소설을 통해 누구보다 예민하게, 그러나 도저한 다정함으로 우리 삶을 살피던 김금희는 이 책에서 식물을 살피는 일이 어떻게 우리 삶에 대한 낙관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식물을 키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깊게 공감할 크고 작은 일들을 따라 읽다 보면, 당신은 때로 웃기도 하고, 또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일을 낙관할 힘을 빌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