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분주했다. 새벽출근하는 신랑 밥 먹여 보내고, 코딩자격증 수업을 위해 공부하러 가는 아들을 데려다주러 30분 넘게 달려 고등학교에 내려주고 왔다.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딸아이의 먹거리를 챙기고 여유가 조금 있어 어제 자르다 놔둔 원단으로 가방(에코백)을 하나 더 만들었다. 기왕이면 오프모임 오시는 분들이 두 손 무겁게 해서 가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열봉했다.
선물도 챙기고, 사인받을 이성일 작가님 책, 박성주 작가님 책도 챙겼다. 오래된 핸드폰 배터리는 금세 사라지기에 보조배터리도 하나 챙겼다. 짐을 챙기는데 소풍 가는 아이처럼 왜 이렇게 들뜨던지, 오랜만에 뵙는 작가님들이 기다려지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기 시작했다.
신경주역
신경주역에 도착했다. 푸르른 풀과 나무들이 눈을 상쾌하게 해 주었다. 역사로 걸어 들어가는 발걸음이 매우 가벼웠다. 룰루랄라 콧노래도 나올 지경이다.
기차시간을 확인하고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들어섰다. 콩닥거리는 심장소리가 바깥으로 새어나갈까 봐 혼자 멀찍이 떨어져서 대기했다.
기차를 타니 오프모임 처음 가던 그날이 떠올랐다. 지금과는 또 다른 설렘과 기대감, 떨림과 두근거림으로 만남을 가졌다. 오늘은 또 다른 설렘과 두근거림이 있다. 보고 싶고, 그리웠던 얼굴들을 볼 수 있다니 너무 기다려진다.
오늘따라 마음은 급한데 기차가 말썽이다. SRT 기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앞에 있는 KTX 기차 점검 때문에 10분이나 지연됐다. 더 일찍 가도 부족한 상황인데 늦어지니 애가 탔다. 유정작가님과 도착시간이 비슷해 역에서 만나 함께 모임장소로 가기로 했는데 나 때문에 작가님도 늦어지니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걱정과는 달리 염려하지 말고 천천히 오라는 유정작가님. 그녀는 날개 없는 천사가 분명하다.
기차에서 내려 마구 달렸다.
역사 안에서 유정작가님과 통화를 했다. 서로를 찾아야 했다. 청바지에 베이지 색 외투를 입었다고 친절히 얘기해 주셨다. 대전약국 앞이라 하시는데 두리번거려도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아~ 자꾸 늦어지면 안 되는데 발이 동동 굴러진다. 그러다 대전약국을 찾았고 오른쪽에서 달려오는 해맑은 미소의 유정작가님을 만났다. 손을 부여잡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사람들만 적었으면 얼싸안고 팔짝팔짝 뛰었을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안위를 묻고 아이들의 행적을 물으며 대전모임장소 '국보'로 향했다.
한번 와본 곳이라고 가는 길이 낯익었다. 국보 간판이 보이자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드디어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