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독 글쓰기가 힘들다. 월요일 같은 화요일을 보낸 나는 꾸벅꾸벅 졸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거리를 싱크대에 넣어두고 신랑과 함께 걷기 위해서 집을 나섰다. 윗동네는 눈소식이 있다던데 그 때문인지 바람이 차다 못해 쓰라린다. 우리는 플래시불빛하나에 의지해 걷고 걸었다. 옷깃이 스치는 소리, 숨소리만 들리는 듯했다.
걷다 보니 이미 추수가 이루어진 논마다 커다란 마시멜로우가 여럿 앉아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올해 얼마나 많은 수확을 했나?' 걷다가 나도 모르게 깊은 생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바쁘게 사는 게 미덕인 줄 알고 살았던 날들이 많았다. 속도보다 방향과 깊이가 중요하다는 것도 잊은 채 말이다.
오늘 밤산책을 다녀온 뒤, 올해 남은 두어 달을 어떻게 보내야 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도 써야 되고 마음만 조급했다.
이렇게 조급한 마음을 끄집어내며 마음을 정리해 보았다.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 '별별챌린지 '도 참여해야 되고 나작가프로젝트 기획서도 손봐야 된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던 일들도 번호를 달아 적어보았다. 욕심쟁이! 공책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싶고, 출간기획서를 다시 재정비해 본격적인 책 쓰기도 준비해야 한다. 적다 보니 급한일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일이 한눈에 보인다.
급한일에만 시선이 가서 꽂힌다.
주절주절 이야기 적어 내려가니 글이 써진다. 막상 쓰려고 할 땐 글쓰기가 막막하더니 솔직한 마음으로 속내를 끄집어내니 글이 탄생했다.
욕심은 조금 내려두고 실천에 초점을 맞추고 남은 2023년도도 풍성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끄적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