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던 월요일, 그 끝자락에 서있다.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월요일은 정신없이 바쁘고 힘에 겨운 날이다.
주말에 아팠던 분들은 오늘을 손꼽아 기다리셨을 테고, 오늘은 장날이기도 해 평소 월요일보다 더 북적거렸다. 오늘 같은 날 행여나 진료순서라도 바뀌는 상황이 벌어지면 음성이 커지고 곤란스러운 지경에 이를 때도 있다.
아픈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보니 예민하다. 아니나 다를까 2번이나 병원이 들썩거렸다.
환자들끼리 내가 먼저니, 네가 나중이니 음성이 높다가 고함까지 나오면 머릿털이 쭈뼛거렸다.
고열로 찾는 분들이 많고 열이 나는 만큼 a형 독감환자도 많았다. 수액을 맞는 분들도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오후 4시가 지나자 같이 일하는 분도 오늘따라 처지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셨다.
"나만 그런 거 아니죠? 다리가 한 짐이에요"
힘내자며 비타민 음료수를 나눠주셨다.
환자분들이 선물로 많이 사다 주셔서 산처럼 쌓여있어도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 봤는데 오늘은 꿀물 같았다.
달고 입에 쫙쫙 붙었다.
마시면서 없어지는 게 아쉬울 만큼 달콤했다.
음료 덕분인지 퇴근시간까지 어찌어찌 버텨냈다.
간호복을 갈아입고 점심때 장 봐둔 봉투를 들고 병원문을 나섰다.
문을 나서자마자 나를 훑고 지나가는 차가운 바람이 그리 좋을 수가 없다.
가자마자 눕고 싶다는 당치도 않는 상상을 해가며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시선이 발로 향했다.
'헉, 이럴 수가'
발이 시원하다.
뚫린 구멍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근무화를 신고 퇴근했다.
병원근무를 하며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옷을 갈아입고 난 뒤, 아무 기억이 없는 것처럼 멍한 느낌, 멍한 기분으로 퇴근한 듯하다.
5시 반쯤 오신 환자분께서
"오늘 엄청 피곤해 보이신다"라며 우리의 힘겨움을 눈치채셨다. 힘든 하루였다.
근무화를 신고 퇴근한 역사적인 날을 기리기 위해 이렇게 끄적여본다.
'하루종일 고생한 나, 아주 칭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