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천사같이 잘생긴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전체적으로 너무 깔끔한 이미지에, 온화함과 남성미까지 갖춘 모습은, 그 누구라도 호감을 가질 만한 인물이었다.
저렇게 잘난 남자 곁에는 훌륭한 여자가 있어야 어울리겠네. 그래야 밸런스가 맞지...라는 생각뿐이었고, 내 연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욕심을 내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가 나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연락해서 “남자친구 있어요? 있어도 상관없어요. 친구로 지내면 되죠, 뭐.”라며 일방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나는 뭔가 불편한 마음이 들어 남자친구가 없음에도 있다고 말했다. 그와 엮이면 왠지 감정적으로 컨트롤하기 어려울 것 같았고, 점차 헤어 나오기 힘들 것 같은 직감이 스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관심에 무관심한 태도를 취했고, 앞으로도 가까워지지 않기를 바랐다.
상처라는 것이 얼마나 지독하게 오래 머무는지 알기에 그의 마음의 평화를 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막무가내로 냉대하거나 밀쳐내지는 않았다. 그에게 연락이 오면 받고, 안 오면 안 오는가 보다 하며 지극히 평범하게 대했다. 이렇게 1년이 지났다. 이 정도면 지쳐서 떨어져 나갈 법도 하다. 그런데 인내력 한번 대단하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연락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사전에 아무런 말도 없이...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 밥정, 마음정, 몸정 등 여러 종류의 ‘정’이 존재하지만, 이때 ‘연락정'에 대한 절실함을 크게 실감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일주일, 한 달, 몇 달이 지나자 일상에서 알맹이가 쏙 빠져나간 것처럼 큰 공허함이 밀려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와 이미 정이 들었고, 감정이 교류되고 있었던 것이다. 점점 속이 타 들어갔다. 그를 애타게 기다렸기에 내 감정에 솔직하고 싶었다. 나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굳이 아니라고 부정하며 힘들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야 내가 견딜 수 있었다.
내심 그의 연락을 기다리면서도, 단 한 번을 그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인연의 흐름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나는 그때와 변함없이 그가 행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