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카드를 한 장 한 장 살펴보다가, 유독 어느 장에서 멈춰 유심히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유니버설 마이너 아르카나 5번 동전
오늘따라, 내 시선을 붙잡은 카드는 5번 동전이었다. 눈 내리는 날... 카드 속 인물들은 소복이 쌓인 눈을 밟으며, 쓸쓸한 모습으로 걷고 있다. 차가운 눈을 맨발로 밟고 있는 모습은, 마치 누군가에게 급하게 쫓겨나기라도 한 듯 행색이 초라하다.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어, 서로의 안부를 물을 만큼의 여유도 없어 보인다.
남자의 표정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막막한 고민이 역력하다. 곁에 있는 여자의 체온이 떨어지지는 않을지, 신경 쓸 겨를도 없다. 여자 역시 다친 남자의 다리는 괜찮은지 돌아볼 새도 없이, 그저 이 상황에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고 묵묵히 걸음을 옮길 뿐이다.
이러한 남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먹먹함이 잔잔하게 밀려왔다. 힘든 상황일수록 내면이 먹물로 뒤덮여 시야가 좁아지므로, 주변을 넓게 바라볼 여지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은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 이 상황에서 변화를 향한 의지가 필요하다.
남녀의 왼쪽, 교회의 창문에는 황금 동전 다섯 개가 그려져 있다. 이는 교회가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임을 보여준다.
아직 그들은 교회를 완전히 지나치지 않았다. 창문 근처에 있을 입구를 찾아, 용기 내서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나는 이 카드를 볼 때마다, 제발 지금이라도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환해 주기를... 바랐다.
더군다나 운명학에 진심인 나로서는, 비단 카드 한 장이라는 개념에만 머무르지 않는, 운세와 심리적 치료를 위한 중요 도구라고 생각하니 애가 타기도 한다.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은, 카드 속 인물들이 함께 있어도 혼자 있을 때 못지않게 외로워 보인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심리적인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힘들 땐 누군가 내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그 사람과 다소 마음이 맞지 않거나, 서운하게 했더라도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상황으로 전환되리라 믿는다.
5번 동전 카드의 남아 있는 희망 에너지가 누군가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따뜻한 손길이 되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