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방에는 약이 하나 바뀌었다. 잠을 너무 많이 자고,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느라 하루가 너무 짧아서 일도 해내기가 힘들었다. 잠의 유지를 도와주던 약에서 시작을 도와주는 약으로 바뀌었으니 오늘은 10시 즈음부터 잠을 청해보려고 한다. 다른 증상은 많이 없었고 좀 가라앉는 편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약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익숙해졌다. 예전엔 몰랐는데 요즘은 약을 어쩌다 한 번 빼먹으면 뭔가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상황 파악도 잘 안 되고 할 일들도 뒤죽박죽인듯하기에. 최근에는 아침에 알람을 해두고 약을 늘 먹었다.
별일 없는 하루였다.
일기를 두 달 정도 지속해 오면서 나는 무엇이 변했나?
이상하리만큼 단순하고 뚝뚝 끊기는 나의 문장들은 몇 년 전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생각을 많이 하고는 그걸 꾹 꾹 눌러 담아 문장을 조합했다. 그런 나의 글을 좋아했었다.
일부러 예전과 다르게 생각이 빠르게 진행되려고 하면 글부터 적었다. 당연히 내 생각보단 글이 적히는 속도가 느리다. 단순하고 명확한 느낌이다. 동시에 낯설다. 다시는 예전처럼 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원래 모든 것은 변하니까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니면 무언가에 감동받아서 쓴 글들이 아니라서
그러나?
좋은 책이나 글감을 발견하면 머릿속에 풍경과 색깔이 그려졌었다. 그런 느낌을 나는 그저 묘사하면 됐다.
그런 글을 매일 쓰긴 힘들겠지.
지속하는 글을 써봤으니 이젠 묵히고 다듬는 글을 쓸 때인가 싶다. 방향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