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시련에는 반드시 그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어느누구도 그 해답에 대한 답을 찾아줄 수 없다. 내가 스스로 찾아야하며 그 답을 찾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 또한 받아들여야한다.
삶의 목표를 세우고 싶었다. 삶의 목표가 내 안에 자리잡혀 있다면 그 어떤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시련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삶을 살기로 했다. 내 고통이 그저 하나의 헤프닝으로 점차 잊혀가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것만큼은 억울해서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시련은 가치있는 것이어야 하고, 고통의 시간을 걸어온 것 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한 하나의 성취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결국 나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학교 밖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보다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것도, 나 라는 사람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는 것도, 더 행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였다. 환경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스스로의 의지와 마음가짐이었다.
내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은 그저 내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로 했다. 삶에서 운명과 시련은 빼놓을 수 없는 필연적요소들 인가보다.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은 운명과 시련의 연속과정이고 그 시간들은 내게 나다움을 찾아가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흔적으로 남기고 과거에 남는다. 인생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라는 말은 인간이라면 그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불확실성의 시간속에 살아가고 하나의 불확실성이 막을 내리면, 그 다음에는 또 꼬리를 물어 그 결말에 대한 불확실성이 뒤따라온다. 나의 우울감을 극대화시켰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힘든 상태를 비현실적인 것, 혹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겼던 것인 것 같다. 과거의 행복했던 나의 모습과 무의식중에 계속해서 비교하고, 행복한 상태만을 정상적인 나 라고 간주해왔다. 알 수 없는 감정들을 말로 표현하고 글로 적다보니 어느순간부터 그 미지의 감정들이 명확하게 판단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되었다.
내가 나의 감정에 대해 올바로 파악하게 되는 그 순간에 감정은 더 이상 고통스러운 것이 아닌 우리가 이름 붙일 수 있는 다른 감정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존재로 내 안에 자리잡게 된다. 마치 감정에 대한 빅데이터를 쌓아가는 것 처럼 말이다. 그리고 내가 그 감정을 구분 할 수 있게 되니 다음에 또 그러한 감정이 들었을 때, 내가 왜 이러한 감정이 드는지, 어떻게 하면 조금 나아지는지 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몸에 새겨져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힘듦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복잡하고 멈추기 힘들었던 사고의 회로들도 훨씬 단순해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몇년 동안 매일같이 삶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되뇌어보아도 나는 그 해답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과연 삶의 의미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인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기는 한건지.삶은 불확실성과 변수의 연속인데 과연 단일한 삶의 의미 혹은 원칙을 세우고 그대로만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내게 삶의 의미란 때에 따라 바뀌는 것이었고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 의해 몇분, 아니 몇초 단위로 흔들리는 것이였다. 그래서 나는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멈추고 그저 삶에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내게 집중하기로 시선을 바꾸었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삶에는 무조건 적인 것도, 정답도 없기에 그저 때때로 바뀌는 모든 상황들에 대해 나다운 선택을 하는 나의 태도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결국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끊임없이 삶의 의미에 대해 사유하는 '나' 라는 존재에 대해 알아가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어지는 과제들을 해결해나가며 또 나름의 독자성을 만들어나가는 하나의 여정이 아닐까? 행복과 마찬가지로 고통또한 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나를 정의할 수 없으며 단지 나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나의 것이 아닌 것으로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 시련은 결국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자양분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비록 과거로 흘러갔지만 결코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쭉 간직해왔고 내 안에 새겼다.
과거에 있었던 모든 즐거운 일들과 그 빛이 현재 어둠속에서도 얼마나 밝게 빛나고 있는지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