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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Feb 16. 2024

109. 검은머리 외국인들의 정체

I.P.O 웹소설

김태산 대리는 출근하자마자 연수원장이 준 데이타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오후에 있을 한국태양광 임시주총을 위한 최종점검에서 "금산"과 "한중명일자산운용"이 개인투자자들인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 사람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한국태양광에 대해 선행매매를 했다는 증거를 찾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금산이 한국태양광 적대적M&A에 관련된 공시나 최강희 금산대표가 증권방송에 출연해 호재성 재료를 내놓을 때마다 주가는 몇 분에서 1시간 정도 먼저 움직였고 주가가 급등하는 사이 대량매매가 발생하며 주가는 어김없이 고꾸라졌다. 이는 전형적인 스켈퍼 매매이자 일명 단타매매라고 할 수 있는데 긴 시간동안 이런 매매가 반복되면서 대량매매가 터지기도하고 이런 선행매매에 가담한 자들은 꽤 큰 수익을 챙겨간 것 같았다

검찰도 한국태양광 기술유출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선행매매 사건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눈치였다. 

어제 연수원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매매전표를 압수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보였지만 선행매매와 같은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기 보다는 누군가 이름이 쓰여져 있는 전표를 빼앗기 위한 압수수색이였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연수원장이 준 데이타 안에는 단순히 선행매매나 주가조작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세상 기자가 쫓고 있던 부동산 투기세력과도 연결된 자금흐름을 의심할만 한 사람들이 중복되어 있었다

연수원장의 데이타에는 외국인으로 둔갑되어 있지만 그들이 쓰는 계좌간 자금이체 내역에서 국내 한국인 이름들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었다

중복되는 이름에 김태산 대리는 이철민 사장이 예전에 상하이 한중장 CCTV에 찍힌 뒷모습의 인물이 떠올랐다

지금 김태산 대리가 보고 있는 데이타 속에 중복해서 거론되고 있는 이름이 아마도 그 CCTV속 인물이 아니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연수원장의 데이타와 문세상 기자의 수첩속에 중국인 이름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계좌번호가 같은데 중국 이름과 한국 이름으로 양쪽에 적혀 있는 것은 한 사람임을 시사하는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김태산 대리는 한국태양광에 대한 금산과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 회원들의 선행매매를 찾아 낼 뿐 아니라 중국인 명의의 계좌를 통해 관련 자금이 부동산 투기에도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중국인 부동산 매수자에게 돈이 전달되기까지 국내 자금 관리는 한중명일자산운용이 하고 있다는 것이 이상했는데 중국에서 송금된 자금은 한중명일자산운용 계좌를 거쳐 중국인 개인에게 전달되는 방식이었다

중국에 큰 계좌에서 국내 부동산 구매자금이 중국인 개인별로 돈이 쪼개져서 송금된 정황이 보였다

중국인 부동산 매수 계좌들은 이후 부동산을 매각 했을 때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 회원에게 송금되어 선행매매에도 이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VIP의 보좌관을 했던 임주훈 한중명일자산운용 고문의 계좌는 중국인 부동산 매수자와의 거래가 많아서 일종에 허브 계좌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중국 어디선가 들어온 자금이 한중명일자산운용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전달되어 부동산 매매 자금으로 이용되고 이후 다시 한중명일자산운용을 거쳐 임주훈 고문을 통해 한국태양광 선행매매에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무릎을 탁 치며 스스로의 노력에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상한가라도 맞았나요?"오송미 사원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상한가 보다 더 좋은 걸 잡았죠"김태산 대리가 방금 알아낸 것을 이면지에 기록하고 연수원장 실로 향했다

김태산 대리가 노크를 하고 연수원장실에 들어갔다

"이것 좀 봐주셔야겠습니다"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 책상에 이면지를 내려 놓았다

연수원장은 김태산 대리가 내민 이면지를 들어보고 한참을 읽어내려갔다

"이거 어떻게 알아냈나?"연수원장이 김태산 대리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문세상 기자님 수첩에 중국인 부동산 투기꾼들의 이름과 계좌들이 있었는데 이게 원장님이 주신 데이타 속에 계좌와 일치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과 선들을 연결해 보니 그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의기양양하게 설명했습니다

"한번 더 체크하고 정리해서 오늘 오후에 한국태양광측에 알려줄 것은 알려주도록해요"연수원장이 말했다

"예"김태산 대리는 이면지를 연수원장 책상에 두고 자리로 돌아와 이따가 오후에 한국태양광에 전달해 줄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들어 있는 부분들은 모두 지우고 줘야 하기 때문에 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김태산 대리는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와 한중명일자산운용간 돈 거래가 꽤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그 중 몇개 계좌는 추가적으로 중국인 계좌와 연결되는 계좌들이어서 조직적으로 중국 자금을 활용해 선행매매도 하고 부동산 투기도 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이들 중복되는 계좌 중에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와 한중명일자산운용과 연결된 계좌들을 중심으로 한국태양광 선행매매에 활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들을 추려내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대략 30여명계좌에서 2천억원대 자금이 동원된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중국에서 들어온 자금들은 한중명일자산운용을 거처 중국인 부동산 취급자금으로 둔갑하고 이게 다시 한중명일자산운용 임주훈 고문의 계좌를 거쳐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 회원들의 주식투자금으로 둔갑해 선행매매에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때 김태산 대리는 중국에서 처음 자금이 들어올 때 그 자금의 출처가 궁금해졌다

어쩌면 이철민 사장이라면 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도 이 자료를 보여주고 중국자금의 정체를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태산 대리는 지금까지 밝혀낸 것을 한국태양광에 전달해 주기 위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중국자금이라고 하지만 결국 우리 자본시장에 들어와 여러 손을 거치는 동안 한국인자금으로 둔갑한다는 점에서 검은머리외국인 자금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우리나라 자금이 해외로 나가 해외펀드를 거쳐 외국인투자금으로 둔갑해 우리 자본시장에 다시 재투자되면서 검은머리외국인 자금이라 불리는 것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국적이 세탁된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마지막에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를 통해 선행매매가 되어 자금을 불리고 다시 한중명일자산운용을 통해 중국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 한 사이클이 돌때마다 수천억원으로 자금규모를 불려 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 우리 자본시장을 이용헤 제대로 잇속을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김태산 대리는 다시금 이철민 사장이 보여준 CCTV속 뒷모습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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