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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Feb 12. 2024

108. 더러운 권력의 흉기가 된 검찰

I.P.O 웹소설

김태산 대리는 출근하자 마자 어제 백업했던 컴퓨터에서 불필요한 자료들을 지우고 있었다

오송미 사원도 부지런히 지우고 있었는데 본사 감사실의 변호사가 추가 압수수색에 대비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는 출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새 PC나 다름없었지만 연수원장에게 받은 파일들이 맘에 걸려 꼼꼼하게 PC를 백업하고 포맷해 버렸다

이때 갑자기 어제처럼 관리인 아저씨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김태산 대리가 사무실 밖으로 나가 관리인 아저씨와 검찰수사관의 언쟁에 끼어들었다

"아저씨 괜찮아요. 어제 왔던 검찰수사관입니다"김태산 대리가 관리인 아저씨를 안심시켜주고 검찰수사관들을 사무실로 안내했다

"어제 한번 설명했으니까 다시 할 필요없겠지요"검찰수사관이 퉁명스럽고 관료적인 어투로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앞장서 사무실로 들어가 연수원장실로 곧장 갔다

김태산 대리는 노크를 하고 연수원장실에 들어가 어제 검찰수사관이 다시 영장을 갖고 나왔다고 보고했다

이에 검찰수사관이 김태산 대리를 밀치고 영장을 연수원장에게 들이밀며 PC에서 손을 떼라 말했다

연수원장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읽고 순순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검찰수사관들이 연수원장의 PC에 봉인을 하고 압수하기 시작했다

"전표가 있는 서고창고는 어디에 있습니까? 시건장치가 되어있나요?"검찰수사관이 연수원장에게 물었다

연수원장이 책상으로 가 서랍을 열려고 하자 검찰수사관이 손을 떼라고 무서운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럼 서랍 안에 열쇄가 있는데 알아서 가져가던가"연수원장도 기분이 나쁘다는 투로 반말로 말하고 책상에서 몇 발자국 물러섰다

연수원장에게 물러서라고 무섭게 말한 검찰수사관이 서랍을 열고 서고열쇄를 꺼내갔다

검찰수사관들이 빈박스를 들고 검찰수사관의 우두머리급을 따라 서고창고로 이동했다

김태산 대리가 디지털키가 있다고 말해주려다 연수원장 눈치를 보니 말해 주지 말라는 눈짓을 해서 그냥 가도록 지켜보았다

연수원장실 밖에서 싸우는 듯한 오송미 사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연수원장과 김태산 대리가 연수원장실을 나와 오송미 사원에게 갔는데 검찰수사관이 거칠게 서랍과 책장을 열고 자료를 무분별하게 빼가자 오송미 사원이 이러면 일을 할 수 없다고 항의한 것이다

검탈수사관은 막무가네로 서류를 박스에 담아가는데 제대로 기록도 안하고 가져가는 것 같았다

"오송미씨 압수서류 뭔지 확인할 수 있겠어요?"연수원장이 물었다

"예 책장에 있는 서류철들을 다 가져가서 뭘 가져갔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오송미 사원이 말했다

"이거 디지털포렌 해야 겠는데요!" 검찰수사관이 오송미 사원의 PC가 깨끗한 것을 보고 디지털포렌을 위해 압수하겠다고 PC 본체를 박스에 담아 가져가려 했다

"안돼요. 지금 일하는 PC에요. 자료만 백업해 가면 되잖아요"오송미 사원이 앙칼진 목소리로 항의했다

"괜찮아요. 본사에서 PC 새로 보내줄거에요"연수원장이 오송미 사원을 말렸다

아까 나갔던 검찰수사관이 사무실로 다시 들어와 연수원장을 보고 말했다

서고창고에 디지털 도어락이 되어 있는데 비밀번호가 뭐죠?"

"아 그게 갑자기 물으니 기억이 나지 않네요"연수원장이 능청스럽게 답했다

검찰수사관이 김태산 대리를 바라보며 눈으로 비밀번호를 말하라고 하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검찰수사관의 시선을 피해 연수원장을 바라봤다

"자네 기억났나?"연수원장이 물었다

"저도 갑자기 물으시니 기억이 나지 않네요"김태산 대리도 연수원장과 능청스럽게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비협조로 나오면 강제로 열고 들어갑니다"검찰수사관이 협박하듯이 말했다

"아 그러면 안돼지. 가만 뭔가 생각이 날려고 하네"연수원장이 김태산 대리의 포스트 잇에 비밀번호를 적어 검찰수사관에게 주었다

검찰수사관은 포스트잇에 숫자를 보더니 다시 사무실을 나갔다

김태산 대리는 압수수색에 무슨 서류를 들고 나갈지 몰라 이면지와 볼펜을 들고 검찰수사관을 따라 나섰다

다른 검찰수사관이 김태산 대리 PC도 상자에 담아 사무실을 나갔다

김태산 대리는 몇 일 쓰지도 못한 PC를 압수당하려니 그 동안 업데이트를 위해 시간을 투자한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번달에 여기로 발령받아 와서 몇 일 쓰지도 않은 PC인데 너무 한 것 아닌가요?"김태산 대리가 한마디 했지만 검찰수사관은 들은 척도 안하고 PC를 갖고 나갔다

김태산 대리는 고개를 도리도리 휘저으며 서고창고로 갔다

검찰수사관이 디지털도어락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 주에 5년 서류를 다 폐기해 남은 것은 영구보관이나 잡다한 서류들 뿐이었다

검찰수사관은 거의 텅비어 있는 앵글 스탠드를 보고 김태산 대리에게 물었다

"여기있던 서류들 다 어디로 치웠어?"검찰수사관은 반말로 물었다

"폐기기한이 다 되어 폐기했는데"김태산 대리도 반말로 대답했다

검찰수사관은 김태산 대리를 돌아보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이런 식으로 비협조하면 공무집행 방해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사무적인 어투로 위협했지만 김태산 대리는 거리낄게 없었다

"자료 폐기 기한이 되어 폐기한 것으로 당신들이 가져간 서류속에 목록이 있으니 확인해 보면 알것 아닙니까?"김태산 대리도 지지 않고 말했다

검찰수사관은 김태산 대리를 쏘아보며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다른 검찰수사관들이 영구보관 박스를 열아보느라 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서고창고 밖으로 나갔는데 검찰수사관들도 곧이어 따라 나왔다

검찰수사관이 연수원의 다른 곳들을 수색하려 하자 김태산 대리는 압수수색 영장에 사무실과 서고창고로 압수수색지를 명시하고 있다고 항의하자 검찰수사관들은 더 이상 연수원 안으로 갈 수 없었다

검찰수사관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이가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아마도 윤석도 검사에게 전화하는 것 같았다

"오늘 압수한 품목들과 서류들은 내일 대검찰청 윤석도실 수사관에게 문의하면 리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검찰수사관은 이렇게 말하고 연수원에서 철수 했다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을 떠나는 검찰수사관들을 보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연수원장이 김태산 대리와 오송미 사원에게 사무실을 정리하라고 말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PC가 없는 자리가 덩그렇게 비어 보였고 뭘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김태산 대리는 오송미 사원이 물걸레를 가져와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때 본사 전산실에서 보낸 신형PC본체 3개가 도착했는데 전산실 직원이 직접 설치해주고 업데이트를 해 주어서 이전에 김태산 대리가 처음 왔을 때보다는 빨리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연수원장실에도 PC를 설치하고 전산실 직원이 업데이트를 해 주었다

연수원장이 방에서 나와 김태산 대리와 오송미 사원 그리고 PC를 가져온 본사 전산실 직원들에게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다

김태산 대리와 오송미 사원은 연수원장 말에 책상 정리를 마무리하고 구내식당으로 연수원장을 따라 나섰다

"원장님은 괜찮으세요?"김태산 대리가 연수원장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미리 알고 대비하는 건 위험이 될 수 없죠 김대리는 어때요?"연구원장이 물었다

"예 저도 백업을 다 받아놔서 별다른 피해는 없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나저나 서류를 다 빼았겨서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오송미 사원이 말했다

"김대리는 내일 검찰수사관에게 연락해서 압수물 리스트를 받으세요"연수원장이 검찰로부터 압수물 목록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예 내일 연락해 받도록 하겠습니다" 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김대리는 식사하고 내 방에서 잠깐 보지요"연수원장이 말했다. 아무래도 본사 전산실 직원도 있고 오송미 사원도 있어 말하기 곤란한 것들이 있는 듯 했다

"예 이따가 커피 갖고 가겠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오후 1시 김태산 대리는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책상을 정리하다 연수원장이 한 말이 기억나 커피를 타서 연수원장실로 향했다

연수원장은 새로온 PC를 기존에 사용하던 PC와 환경을 맞추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어 왔나 저기 의자 가져와 앉게"연수원장이 김태산 대리를 보고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 책상에 커피 두잔을 올려놓고 의자를 가져다 연수원장 책상 앞에 앉았다

"자 PC에 특별한 자료는 없었고?"연수원장이 자신이 준 데이타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예 미리 다 백업하고 포맷해서 깡통PC를 압수해 간 것입니다. 포렌식을 하면 나올지 모르지만 포맷을 하고 D드라이브 쪼개기를 해 놔서 포렌식을 해도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자신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잘 했어요. 여기까지 검찰이 압수수색을 할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네. 그 만큼 검찰을 움직인 쪽이 많이 겁먹고 당황했다는 증거겠지"연수원장이 말했다

"검찰을 움직인 쪽이라면...."김태산 대리는 솔직히 누군지 아직은 확실치 않아 말 끝을 흐렸다

"자네도 알다시피 국정원과 검찰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우리나라에 한 곳 밖에 없어. 블루하우스"연수원장이 자신있게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이 자신있게 청와대를 지목하는 말에 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남태령 이사가 인왕산 정상에서 손가락으로 가리켰기에 조금은 예상했지만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은 연수원장이 단도직입적으로 청와대를 언급하자 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한 근거라도 있으신가요?"김태산 대리가 궁금해 하며 물었다

"있지, 자네 내가 준 데이타 제대로 봤나?"연수원장이 되물었다

"예 꼼꼼하게 살펴보았는데 금산의 공시전에 몇 몇 계좌가 선행매매를 한 것도 확인했고 이들이 중국기업 주요 주주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자신있게 말했다

"그들 중 누가 청와대 인물인지 자네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이지. 자네가 본 선행매매를 한 계좌주들은 실제 전주가 믿을 수 있어 명의를 빌려 매매한 사람들이지. 즉 친인척이나 비서 같이 매우 가까운 사람들이야"연수원장이 설명했다

"하지만 동사무소도 아니고 그런걸 어떻게 우리가 알 수 있나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다 아는 수가 있지"연수원장이 말을 아꼈다

한 동안 침묵이 흘렀다

"검찰이 이렇게 빨리 움직였으니 김 대리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가 곧 있을 거야. 자네가 알고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이고 저쪽도 뭔가 대비를 하려고 알아보는 과정일거라고, 그 와중에 더러운 권력에도 충성해 출세하려는 검사를 동원한거지, 검사가 썩으면 공권력이 흉기가 되지, 검찰수사관들이야 심부름꾼에 불과하니 너무 뭐라 하진 말구"연수원장이 앞으로 있을 검찰 재소환에 대비하라고 말해 주었다

김태산 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이 없었다

"쫄지마, 김대리는 이 싸움에 당사자도 아니고 큰 피해 없을거야. 자넨 자네 일을 성실하게 했을 뿐이야. 더러운 권력을 선택한 유권자들이 투자자로써 손해를 보게 된 것이고 댓가를 지불하는 거야. 자네 잘못은 없네" 연수원장이 겁먹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

"예 저도 제 일에 충실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니 겁이 나기도 합니다" 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자네에게 피해가는 일 없을걸네. 그리고 그 기자분 어떻게 되었나?"연수원장이 물었다

"아 깨어나셨습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지금 중환자실에서 일반변동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고 있어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나쁜 놈들 사람에게 해꼬지를 할만큼 사리사욕에 눈이 먼 놈들이야.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해 줘야지"연수원장이 혼잣말처럼 했지만 그런 능력이 있고 실력이 있는 분이라 진짜 큰 싸움이 날 것 같았다

"저도 힘 닫는 데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고맙네. 그리고 한국태양광 임시주총은 어떻게 되고 있나?"연수원장이 물었다

"임시주총 직전에 중화태양광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예정되어 있고 납입도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한국 대표님 경영권은 안전할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래요. 마지막까지 잘 도와주세요"연수원장이 당부했다

"예 걱정 마십시요"김태산 대리가 대답하고 연수원장이 할 말 다 했다는 표정이라 인사하고 방을 나왔다

김태산 대리는 자리로 돌아와 새 PC에 백업받은 데이타를 다시 내려받고 있었다

이제 한국태양광 임시주총이 코 앞이라 마지막 점검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검찰이 이렇게 빠르게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 결국 한국태양광 임시주총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산 대리는 이번 한국태양광 임시주총의 표대결에서 양측 추정지분율을 다시 한번 점검하면서 결코 지지않겠다 맘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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