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그리운 날

by 이혜연


연휴 기간 내내 시골에 있을 때는 날이 이렇게 더워진 줄 몰랐다. 어제 오후, 도심을 들어서자마자 숨이 턱 막히더니 밤이 되도록 열기가 식질 않는다. 푸른 나무 그늘아래에 서면 산뜻하게 피부를 식히는 바람이 오고 가고 송사리 떼 같은 새들의 울음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던 고향 마을을 언제쯤 다시 가게 될까.


빌딩숲에 갇힌 초여름은 뜨거운 공기가 고여 흡사 늪처럼 끈적이며 몸을 잠식해 간다. 한 걸음 디딜 때마다 더 깊은 열기에 목까지 숨이 막힌다. 거대한 도시의 숲너머, 지구의 끝에 녹지 않고 하얗게 빛나는 만년설에서 선물처럼 바람 한 줄기 달려와 유월, 때 이른 오후를 식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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