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썸니아 "바늘 같은 걱정을 베고서
오지 않는 잠을 청하고
꿈보다 더 생생한 네 생각 때문에
끝내 밤을 새워"
-휘성 <insomnia>중에서
휘성의 노래 인썸니아는 불면증을 완벽하게 표현한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바늘 같은 걱정을 벤다'는 말이 눈앞에 그려지면서 아무리 자려고 해도, 잊으려 뒤척거리며 침대를 어지럽혀도 끈덕지게 따라붙는 온갖 상념이 밤을 앗아가는 느낌이 고스란히 베여있는 듯하다. 정작 리듬이 신나서 이렇게 아픈 가삿말이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휘성의 마지막 길을 보내고 다시 듣는 노래는 그가 느낀 삶의 무게를 실감케 하기도 한다.
갱년기에 들면서 작년엔 더위 때문에 힘들었고, 올 초에는 불면증 때문에 힘들었었다. 특별히 잠을 못 자게 하는 요인도 없었는데도 한 번 깨면 다시 잠들 수 없어 힘들었었다. 그렇게 뒤척이던 어느 날 밤, 갑자기 휘성의 노래가 생각났다. 그의 밤이 얼마나 날카롭게 젊은 생을 갉아먹었을까, 예민하고 여린 사람이 겪게 되는 깊은 두려움과 고독이 느껴지는 노랫말에 안쓰러움도 많았다.
나 또한 잠 못 들던 많은 날들 중에 여러 가지 상념들로 뒤척이다 보면 이름도 기억 안나는 사람의 말이나, 이제는 그리움이란 말을 쓰기에도 너무 잊혀버린 사람들의 체온을 꿈꾸기도 했다. 곤히 자고 있는 옆지기를 깨울까 봐 홀로 소파에 앉아 새벽을 맞노라면 이제는 땅속깊이 묻어버린 수많은 일들을 맨손으로 헤집으며 흔적을 찾기 위해 손톱이 까지고 얼굴엔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다행히 일을 하게 되면서 몸이 피곤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더 열심히 눈을 붙이는 습관을 들인 덕분에 조금씩 좋아지고 있긴 하다.
비가 온 후 햇살은 뜨거워도 바람이 청량해 기분이 좋은 일요일 오후.
낡은 체인의 삐걱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지난밤 되뇌던 노래를 무심하게 흥얼거려 본다.
"feels like insomnia ah ah
feels like insomnia ah ah
feels like insomnia ah ah
feels like insomnia ah ah~~"
https://music.bugs.co.kr/track/170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