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처럼 달궈진 공기가 숨을 턱 막히게 하고, 열기에 녹아 흐물거리는 도로는 지친 사람들을 곧 잡아먹을 듯 녹진거리며 발을 잡아끄는 여름입니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는 사라진 지 오래고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의자며 수도관이 뜨거워져 물을 틀면 수돗물이 온천수가 되어 쏟아지기 일쑤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주말엔 어딘가 일상에서 접하지 못했던 곳을 수소문해 가고 하는데 이렇게 지독한 더위 속에서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지원되는 곳이 최고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그림을 그리기 전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고구마와 감자를 삶아 놓고 아이들 깨기 전에 나들이 준비물을 챙겼습니다. 두 아들과 함께 찾아갈 곳은 어린이 대공원 안에 있는 <상상 나라>입니다. 과일을 챙기고 간식거리와 음료수, 그리고 샌드위치를 가방에 넣고 오픈 시간에 맞춰 출발했습니다. 두 자녀 이상이 다둥이가 된 후로 상상나라는 무료가 되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한 부모님들과 더위를 피해 온 아이들로 상상나라는 인산인해가 되었습니다. 지하 1층에서부터 3층까지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어 하루 종일 놀아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기에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캠핑장을 주제로 한 곳과 물의 다양한 기능을 알아볼 수 있는 3층 상설관도 좋았지만 오늘은 지하 1층의 그림책 체험 프로그램이 최고로 재미있었습니다. 스탬프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곳도 있었고 나무 조각을 이리저리 구성해서 갖가지 사물과 사람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곳도 좋았습니다. 덕분에 저도 이곳저곳을 함께 돌아다니며 맘껏 상상을 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즐길 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여름은 밤낮없이 열기로 들끓어 사람들을 지치게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만의 피서처를 만들어 색다른 경험을 하며 계절을 건너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 7월인데도 삼복더위는 우스울 정도로 뜨거운 여름, 모두 각자만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과 피난처를 마련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