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서

by 이혜연

축제의 계절인 가을은 곳곳에서 북적북적한 인파들로 소란스럽습니다. 가까이는 한성백제축제가 있어 올림픽공원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고, 멀리 서는 곡식이 익어가고 풍요로운 일상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10여 년 전 신혼 때 갔었던 여의도 불꽃축제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오전 아르바이트가 끝나기 무섭게 과일과 통닭, 그리고 간식거리를 싸서 이촌 한강공원 쪽으로 갔지만 역시나 발 빠른 사람들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는 요지요지 모두 새벽같이 나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강 쪽으로 평평하게 조성된 잔디광장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자리 경쟁은 발 디딜 틈 없는 돗자리만큼이나 치열했습니다. 다행히 먼저 와 계신 분 중에 아이 둘을 데리고 헤매고 있는 저희 식구를 가엾이 여기신 분이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관람을 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친절을 베풀어주신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불꽃 축제는 십 년 전과 몇 가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참여국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엔 5~6개국 이상이 참여해서 다양한 모양의 불꽃들을 구경했다면 올해는 이탈리아, 캐나다, 한국, 세 나라만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멋지지 않았거나 규모가 작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 다양성이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강화된 치안에 있었습니다. 십 년 전에 배치된 안전요원에 비하면 이번 축제에서는 그 수가 관람객만큼이나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안전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한 느낌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외국인 관람객들이 많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십 년 전과 비교해 보면 그 수가 10배 정도는 많아진 느낌이었습니다. 십 년 전에도 이촌 한강공원에서 관람을 했고, 오늘도 같은 장소에서 했으니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비해 오늘은 너무 더웠습니다. 십 년 전 그날엔 해가 지면서 날씨가 쌀쌀하다 못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워 겨울옷을 가져오지 못한 게 후회될 정도였는데 오늘은 반팔을 입었는데도 땀이 날 정도로 더웠습니다. 그때보다 지구가 더 뜨거워졌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여러 가지가 변하는 동안 우리에게도 연년생 아들이 생겼고, 그 아이들을 위해 오늘 한강에서의 아름다운 밤을 보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낍니다. 모쪼록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불꽃같은 행복이 그 아이들이 살면서 어두워 길을 찾아야 할 때, 오늘처럼 함께 한 추억을 태우며 빛을 내며 꿋꿋이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길 기도해 봅니다.


아직 불꽃이 날아오르기 전의 고요한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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