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일상

by 이혜연


하늘 끝으로 걸린 은행잎들이 노랗게 물든 길을 짜르릉, 짜르릉 자전거를 타고 출근합니다. 어제 하루 내내 오던 비가 조금 남은 온기도 씻어갔는지 갑작스레 추워진 느낌도 듭니다. 높이 고개를 든 해바라기 속도 까맣게 타고, 한들거리던 코스모스도 가을바람에 파리하게 떨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의 감기가 둘째에게 가더니 어제는 첫째가 고열이 나서 자는 동안 긴장했더니 악몽을 연달아 꾸었습니다. 다행히 아침엔 몸이 좋아졌는지 다시 일상을 시작했습니다. 계절의 고개를 넘는 환절기는 감기와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가을인가 했는데 생각해 보니 올해도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다시 일 년이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납니다. 끝을 예감하며 초조히 맞이하게 되는 오늘은,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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