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

by 이혜연


그날의 기억

뜨거웠던 여름날에도, 가늠할 수 없이 오락가락했던 봄에도, 아침은 바빴고 하루는 정신없었으며 어김없이 피로가 가득했던 밤을 보내며 지내왔는데 한 해가 저무는 지금, 왜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기분이 드는 걸까요.


손가락 사이로 보드랍고 가벼운 분가루가 흩어지듯 계획 많았던 1월이, 괜찮다며 심기일전했던 2월이, 다시 꽃이 피는 날들 위로 희망을 쏘아 올렸던 3월이 흔적도 없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계획했던 일들이 모두 결실을 맺었다면 추수의 계절에 황금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들을 수확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준비가 미흡했던 것인지, 능력보다 욕심이 과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아직 때가 아닌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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