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릉 찌릉 찌르르 굴러가는 바퀴 소리가 들릴 때면 내가 귀뚜라미가 된 것 같은 느낌도 좋다. 낙엽길을 달릴 때 무참히 속도를 내는 자동차보다 내 속도에 맞춘 자전거 바퀴에서 바스스 부서지는 마른 잎 소리가 날 때면 가을 위를 달리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 출근길엔 언제나 자전거를 타는데 오늘은 손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시렸다. 아린 손 끝에서 겨울 냄새가 났다. 가을 준비도 안 됐는데 덜컥 그 시린 계절을 맞이해야 된다는 게 굉장히 억울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럼에도 노랗게 피어나는 국화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하얗게 샌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억새의 노랫소리로 가을은 오늘도 더없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