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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계절

by 이혜연


요즘 공원에 나가보면 빨강, 노랑의 낙엽들이 꽃잎처럼 흩날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바닥에 수북이 쌓인 지난 계절의 이야기들이 오늘을 살아내는 모두를 포근히 감싸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한 손에 들고 푹신한 가을길을 걸어봅니다. 이렇게 그득그득 쌓인 낙엽들도 어느샌가 돌아보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매년 우리의 이야기들은 어디로 흩어져버리는 걸까요. 아직 노랗게 반짝이는 은행나무들이 거리를 버티고 서있는데도 벌써 먼저 온 계절을 느끼게 되는, 늦가을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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