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말씀 중에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되는 걸 바라고 원했던 적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상의 평온함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끼게 될 때가 많다. 병원 특성상 여러 사건사고를 겪고 입원한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생각지도 못한 불운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그런 일들을 다 피하고 하루하루 평온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지는지 그저 감사할 뿐이다.
한참 힘든 시기를 보내던 날들에는 시시포스의 돌을 밀어 올리듯 하루가 힘겹기만 해서 산다는 것이 징벌같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반백이 넘은 지금은 그저 어제와 같은 오늘이 더없이 행복하다. 인간의 삶이 외적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변화했다고 해도 사람들의 기본 성향과 인식은 많이 바뀌는 것이 없기 때문일까. 옛 어른들이 찬양하던 평범함이 주는 안정감이 오늘의 나를 쉬게 한다. 감사한 일이다.